기초단체장에게 위임한 기피시설 설치 권한을 부산시장이 환수하는 내용의 조례가 산업폐기물 매립장(산폐장) 등 대다수 시설을 제외한 수정안으로 가결되면서 산폐물 대란이 ‘발등의 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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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강서구 송정동 녹산산업단지에 있는 부산그린파워. 부산 유일의 산업폐기물 매립장인 부산그린파워가 포화하면서 지역 폐기물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국제신문 DB |
24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 유일의 산폐장인 강서구 녹산산단 부산그린파워의 현재 잔여 용량은 약 84만2000㎡다. 올해 1일 처리량은 363t으로 이런 속도면 6.3년 안에 한계에 달한다. 하지만 매년 처리량의 변동성이 커 한계 시점에 빨리 도달할 수도 있다. 부산시는 인허가 절차 등을 포함해 신설 산폐장 준공에는 최소 5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본다. 그러나 수정안 가결로 산업폐기물 대란 가능성이 커졌다.
처리할 곳이 한정적이다 보니 부산에서 나오는 폐기물 대부분이 경남 울산 전남·북 등으로 보내진다. 실제로 부산에서 매일 발생하는 매립용 산업폐기물 중 그린파워에서 처리되는 것은 10~30%밖에 되지 않는다. 그린파워 운영 종료 후에는 지역 내 매립장 부재로 처리 단가가 급상승 해 가뜩이나 불경기로 신음하는 기업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A 제조업체 관계자는 “2015년에는 t당 처리 비용이 약 7만 원이었지만 최근에는 15만 원으로 배 이상 증가하는 등 비용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산업의 화장실’로 불리는 산폐장 부족으로 수년 전부터 지역에서는 신설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8년째 공전하고 있는 기장군 장안읍 명례리 산폐장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지역주민의 극렬한 반대와 표를 의식한 지역 정치인의 소극적인 자세로 수년째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는 지자체에 위임했던 기피시설 설치 권한을 다시 회수하는 조례 개정을 통해 산폐장 신설에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지난 22일 부산시의회 본회의에서 개정안이 자동폐기되면서 산폐장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산폐장 부족에 따른 제조기업의 역외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산지역 993개 기업은 2021년 산폐장 신설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B 제조업체 대표는 “이번에는 시의 조례안 통과로 기장군 산폐장이 잘 추진될 것으로 봤는데 무산됐다”면서 “폐기물 처리는 산업의 기초 인프라인데 이런 시설도 만들지 못해 기업에 부담만 가중시키는 부산이 과연 기업하기 좋은 도시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