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심 출렁했지만 막판 보수 세 결집
- 韓, 金여사 리스크 해소 요구 통한 듯
- 野 의원 ‘혈세선거’ 망언도 판세 영향
10·16 재보궐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꼽힌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22.07%p 차로 낙승한 것은 한동훈 대표가 대통령실과 대립각을 세우는 등 여권 리스크 해소를 강도 높게 요구한 ‘차별화 전략’이 통했다는 지적이다. 또 중앙 정치무대 이슈 대신 지역 현안 해결책을 내세우면서 보수 지지층을 공략한 것은 물론 막판 불거진 야당의 ‘혈세 선거’ 망언이 보수 지지층의 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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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 광역의원 연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
17일 부산 정치권에 따르면 ‘보수 텃밭’임에도 정부 발 악재에 승패 예측이 쉽지 않았던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가 인천 강화군수 격차(8.85%p)보다 크게 벌어지면서 한동훈 대표의 정치적 ‘그립’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막판 박빙 판세라는 분석에 위기감을 느낀 한 대표가 선거 기간 부산을 여섯 차례나 찾는 등 중앙당 차원의 총력전을 펼쳤고, 결과적으로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가 61.03% 득표로 더불어민주당 김경지 후보(38.96%)를 20%p 이상 크게 앞질렀다. 이는 4월 총선 당시 금정구의 양당 후보 득표율 격차(13.25%p)보다도 훨씬 크다.
부산 금정은 국회의원·구청장 선거를 통틀어 민주당 계열 정당이 단 한 번밖에 승리하지 못해 여당의 전통적 텃밭으로 꼽힌다. 이곳을 야당에 내준다면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보다 뼈아픈 패배가 될 수 있다는 게 여당 안팎의 평가였다. 애초 ‘조용한 선거’를 표방했던 한 대표는 여권 리스크에 따른 민심이 출렁이자 급하게 방향을 수정, 금정에 모든 화력을 집중했다. 동시에 선거 기간 내내 김건희 여사 공개 활동 자제 요청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사실상 기소 요구, 김 여사 라인 경질 등 선제적인 고강도 해법을 제시하면서 이번 승리를 이끌었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재보선 결과에 힘입어 한 대표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윤·한 갈등’으로 당 장악력이 떨어지고 당내 지지세도 키우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던 와중에 값진 결실을 거뒀기 때문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금정 선거에 대해 “(여권 지지층에서) 대통령 때문에 선거가 어려워졌지만 한 대표가 구했다, 한 대표가 가려고 하는 방향이 맞다, 한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기다 윤 후보가 선거기간 내내 ‘검증받고, 실력 있는 지역 일꾼론’을 내세우면서 중앙 정치 이슈와 거리를 둔 것도 승리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야당은 4월 총선에 이어 또다시 정권심판론으로만 기초단체장 선거를 치르면서 후보 단일화에 따른 컨벤션 효과 등도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또 선거 막판 민주당 김영배 의원의 “금정 보궐선거는 ‘혈세 낭비’”라는 언급이 보수 지지층은 물론 중도 무당층 표심에도 적잖은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게 부산 정치권의 견해다. 부산 민주당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강서지역위원회 정진우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총선 패배 이후 부산시민에게 새롭게 신장개업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총선 때 실패했던 모습 그대로 들고 나간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면서 “얼마나 정밀하게 선거를 준비했는지 중앙당과 부산시당이 깊이 성찰해야 한다. 금정구청장 보선 참패로 다음 지방선거는 윤석열 대통령이 아무리 죽을 쒀도 부산은 국민의힘이 될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인 흐름이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