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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상태 처하면 지체없이 군사 원조” 한반도 유사시 러 개입 시사

북러 ‘포괄적 동반자’ 조약 전문

  •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
  •  |   입력 : 2024-06-20 19:34:00
  •  |   본지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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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군사협력 언급 유감 밝혀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날 서명한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북러 조약)에 자동군사개입으로 해석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되면서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의 군사 개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9일 북한과 러시아는 쌍방 사이 '포괄적이며 전략적인 동반자관계를 수립함에 관해 국가간 조약'이 조인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20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지난 19일 평양에서 체결한 북러 조약 전문을 보도했다. 전체 23조 중 제4조에는 “쌍방 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들로부터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과 러시아연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유엔 헌장 51조는 유엔 회원국에 무력 공격이 있을 경우 개별적·집단적 자위권을 가질 수 있다고 규정한다. 북한이 옛 소련과 1961년에 체결한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에 관한 조약’에 담겨 있다가 소련 해체 후인 1995년에 폐기됐던 자동군사개입 조항이 사실상 부활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3조는 북러 중 한 나라에 “무력침략행위가 감행될 수 있는 직접적인 위협”이 조성되면, 위협 제거를 위한 협조 조치를 합의할 목적으로 협상 통로를 “지체없이” 가동한다는 내용이 실렸다.

기존 대북제재 체제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북러의 의중도 강하게 담겨 있다. 16조는 “쌍방은 치외법권적인 성격을 띠는 조치를 비롯하여 일방적인 강제조치들의 적용을 반대하며 그러한 조치들의 실행을 비법적이고 유엔헌장과 국제법적 규범에 저촉되는 행위로 간주한다”고 규정했다. ‘일방적인 강제조치’는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 특히 한·미·일 등을 중심으로 강화돼 온 독자 제재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는 그나마 국제사회가 동의한 조치라고 할 수 있지만, 러시아는 최근 안보리 제재마저 되돌려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정부는 북러가 정상회담에서 군사기술 협력에 나서겠다고 밝힌 데 대해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북한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을 체결하고 안보리 결의를 정면 위반하는 군사기술 협력 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오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를 열고 북러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대응 방안을 결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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