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피스킨병 발병 100㎞부터 방역하고, 미발생 지역부터 백신 접종을 실시했어야 합니다”
최근 본지 인터뷰(본지 9월12일자 20면)에서 ‘가축 방역권을 민간에 넘겨야 한다’고 역설했던 허주형 수의사협회장은 30일 이번 럼피스킨병 확산에 “예견된 결과”라며 “가축방역체계 대전환 없이는 이같은 사태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며 다시금 목소리를 높였다.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아시아소동물수의사회 참석중인 허 회장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주사 한번 놓아보지 않은 공무원들이 모여 대책회의를 하다 보니 기가 찬다”면서 현재 럼피스킨병 방역의 문제를 조목조목 짚었다.
그는 “이번에도 동물병원 원장이 럼피스킨병 발병을 최초로 신고했는데 그렇다면 이미 광범위하게 전파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때문에 반경 10㎞ 이내가 아니라 100㎞에서부터 백신을 실시하고, 당시 미발생 지역부터 우선 접종했어야 했다. 지금이라도 경남 경북 제주부터 접종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신을 접종해도 항체가 형성되는 데 보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이미 발병한 지역 인근만 접종을 해서는 늦다는 게 허 회장의 설명이다. 사태가 악화되자 30일 정부가 뒤늦게 전국 모든 소에 대해 다음달까지 럼피스킨병 백신 접종을 완료하기로 결정했다.
허 회장은 아울러 “럼피스킨병 예방주사는 피하주사이기 때문에 50두 이상 사육농가는 자가접종을 하라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라면서 “일반 농장주들이 주사하는 것은 상당히 힘이 들고, 방역에 구멍이 뚫릴 수 있기 때문에 전 두수 동물병원 수의사가 주사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동물병원 수의사에 대한 이동제한을 풀어 지금 이라도 전 농장을 예찰을 해 일시에 전 농장 파악을 하루단위로 보고받는 체계를 구축해야 된다”고 제언했다. 그는 수의사 이동제한은 과거 방역복이 없던 시대 때 적용됐던 제도로, 지금은 오히려 응급상황 대응을 막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 회장은 특히 “최근 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현황을 보면 심상치않다. 발생 지역이 경북 청송까지 남하하고 있어 일반 돼지사육농가도 영향을 받을 것”면서 “올해는 소 다 죽이고, 내년엔 돼지 살처분해야 할 판”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구제역 백신을 10년째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면서 “가축 방역권을 민간에 넘기고 후진적인 가축 방역체계를 대전환해야 지금 같은 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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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수의사협회 허주형 회장. 김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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