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동안 조례 발의를 비롯한 입법활동을 잘 하는 광역의원이 차기 선거에서 공천을 받고 다시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활발한 의정 활동이 향후 정치 행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부산시의회 본희의장 전경. 부산시의회 제공

부산대 서재권 교수(정치외교학과)와 부산시의회 김형우 정책지원관이 지난달 발간된 한국행정학보 제57권 3호에 게재한 논문 ‘지방 정치의 동학-지방의원의 조례발의 활동은 재선에 도움이 되는가’에서는 2006년부터 2022년까지 4차례에 걸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광역시·도의원 2732명을 대상으로 의정활동과 다음 선거에서의 공천·당선 연관성을 조사했다.

우선 공천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주도적 발의(단독 발의, 대표 발의)의 경우 1건을 더 할수록 공천 가능성이 3.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뢰수준은 99%다. 공동발의의 경우엔 공천 가능성이 0.2% 증가했는데, 결국 공동발의 15건과 주도적 발의 1건인 비슷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이다.

재당선에 미치는 영향 조사에서는 주도적 발의 1건을 더 할수록 재선 확률은 약 3% 증가했으며, 공동발의는 0.3~0.4%를 끌어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도적 발의 1건이 공동발의 10건과 맞먹는 셈이다. 논문은 조례발의 건수가 차기 선거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중앙정치와 분리된 지방정치 공간이 별도로 마련되고 있다는 간접적 증거라고 분석했다. 또 주도적 발의가 공동발의에 비해 10배 이상의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의원의 입법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후보 개인의 선거 경쟁력이 공천과 재당선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공천에는 체계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반면 재당선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즉, 개인의 경쟁력이 공천권자에게는 별다른 고려요소는 아닌 반면 일단 출마에 성공한 현직의원에게는 주요 선거 자산이 된다는 의미다. 논문 저자인 부산대 서재권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중앙정치나 소속정당과는 별개로 지방의원이 독립적으로 평가되어야 대의민주주의에서 기대되는 책임정치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며 “의원 활동을 적극 홍보해 이를 바탕으로 유권자들이 투표할 수 있는 문화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