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식 방문한 김진표 의장에
- 루토 대통령 공개 지지 표명
- ODA 등 영향 우호적 분위기
- 태도국과 함께 최대 승부처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지 결정이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대 표밭 중 하나인 아프리카 표심에 긍정적인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2030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이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8일 부산 부산진구청 로비에 ‘D-50’ 전광판이 마련됐다. 이원준 기자

아프리카 케냐를 공식 방문 중인 김진표 국회의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수도 나이로비에서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과 면담했다고 8일 밝혔다. 루토 대통령은 이날 “부산엑스포 유치를 지지할 수 있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공개 지지’를 표명했다.

김 의장은 루토 대통령 면담에 이어 케냐에서 열린 ‘2023 한-아프리카 협력 증진을 위한 국제회의’에서도 부산엑스포 지지를 호소했다. 김 의장은 이번 방문 중 아프리카 잠비아 우간다 등 20개국과 그룹별 미팅을 가졌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 국가가 부산을 지지하거나 부산에 우호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사우디 지지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던 아프리카가 부산 지지로 돌아서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결선 투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의장과 동행한 안병윤 부산시 행정부시장은 “전체적으로 (아프리카 국가들의 )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부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도 “아프리카 표심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ODA(공적개발원조) 사업 등의 영향으로 우리 존재감이 크기 때문에 사우디와 우리가 엇비슷하거나 오히려 조금 앞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는 엑스포 개최지 결정 투표에 참여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가운데 유럽과 함께 최대 표밭이다. BIE 회원 181개국 중 아프리카 국가는 49개국에 달한다. 아프리카 국가의 표심을 잡지 않고서는 유치를 성공할 수 없는 구조다. 정부와 유치위원회도 태평양도서국과 아프리카 표심을 유치전 승리의 필수 요소로 보고 있다. 2030세계박람회 유치위 윤상직 사무총장은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마지막 승부처로 아프리카·서인도 제도와 태평양 섬나라들을 꼽으면서 “이곳에서 절반의 지지를 얻으면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최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발언도 아프리카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을 낳는다. 시 주석은 지난 23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참석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부산 지지를 요청하자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이 큰 중국이 우리의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지지할 것이라는 우려가 일정 부분 희석된 셈이다.

한편 2030엑스포 개최지는 내달 28일 BIE 사무국이 있는 파리에서 회원국 투표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