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민생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을 두고 여야가 맞섰다. 국민의힘은 “격에 맞지 않는 ‘뜬금포’”라고 이 대표의 제안을 깎아내린 반면 민주당은 이 같은 주장에 “대통령이 전제 군주냐”고 반박했다.
24일간의 단식 후 회복 치료 중인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님께 민생 영수회담을 제안드린다”며 “최소한 12월 정기국회 (종료) 때까지 정쟁을 멈추고 민생 해결에 몰두하자”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조건 없이 만나 민생과 국정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은 신속하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당 대표 취임 당시와 올해 신년 기자회견 등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거듭 영수회담을 제안했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이 대표는 “민생 고통에 시달리는 국민들께서는 누가 더 잘하냐는 선의의 경쟁보다, 민생을 외면한 채 상대를 부정하는 전쟁 같은 정치가 불안하고 불편하다”며 “민생의 핵심은 경제이고, 경제는 심리다. 대통령이 야당이 머리를 맞대는 것만으로도 회복의 신호가 될 것”이라고 적었다.
이 대표는 “국민께 일말의 희망이라도 드릴 수 있다면, 국민의 삶이 반걸음이라도 나아진다면, 이 모두가 국정을 전적으로 맡고 있는 대통령님과 정부 여당의 성과일 것”이라며 “이 엄중한 시기에 국민의 삶을 개선하라고 잠시 맡겨진 국가권력이 국민의 삶과 무관한 일에 낭비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대통령님의 전향적인 결단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은 지난 27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당무 복귀를 앞두고 정국 주도권을 잡으려는 포석으로도 읽힌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제안이 나오자 “뜬금 없다”면서 “여야 대표가 만나 민생에 대해 치열한 논의를 하자고 했던 국민의힘 제안에 먼저 답하는 게 순서”라는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 “장관 탄핵, 총리 해임 건의는 물론이고 정쟁으로 국회를 멈춰 세운 채 산적한 민생법안을 묶어 놓고서 뜬금 없는 떼 쓰기식 영수회담 제안을 하는 건 앞뒤도 맞지 않을뿐더러 진정성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또 이 대표의 영장 기각 결과와 관계 없이 이 대표는 여전히 피고인이자 피의자라는 점도 부각했다. 그동안 윤 대통령 측이 이 대표의 거듭된 영수회담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이 대표가 비리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이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격에도 맞지 않는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형사 피고인’으로서의 책임을 희석하는 신분세탁 회담에 매달리지 말고, 진정한 민생정치 회복을 위해 국민의힘이 제안한 여야 대표 회담에 먼저 진정성을 보이라”고 거듭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에 맞서 영수회담 반대 근거로 쓰여 온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영장 기각으로 사실상 해소됐다면서 대화 실종의 책임을 여권에 돌렸다.
박성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법원의 영장 기각에도 여전히 이 대표에게 족쇄를 채우려는 여당의 무도한 정치공세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다 조작이고 증거가 하나도 없다면 100% 영장을 발부하지 않을 것’이라던 한동훈 장관의 호언장담은 어디로 갔느냐”고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지난 1년 반 동안 야당과의 대화를 거부한 채 ‘방탄’만 외치며 정치공세를 해 온 것은 바로 국민의힘”이라면서 “그렇게 1년 반을 대한민국과 국회를 정쟁의 소용돌이 속에 몰아넣고 반성하지는 못할망정 또 야당을 비난하느냐”라고 되물었다.
강 수석대변인이 “대통령이 여당 총재이던 시절에나 통하던 영수회담”이라며 격에 맞지 않는다고 한 데 대해서도 박 대변인은 “대통령이 무슨 전제군주인가”라며 “만나지도 대화하지도 않으며 도와달라고 하는 것이 무슨 협치인가”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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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빈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조문을 받은 뒤 인사하는 모습. 국제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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