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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영장 기각…법원 "증거인멸 우려 없고 범죄 소명 됐다고 보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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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동 개발 비리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에 연루돼 구속영장 심사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구속 위기에서 면했다. 이번 사태 이후 이 대표가 당 장악력을 강화하고 총선 때까지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체포동의안 표결 때 가결 투표를 한 비명계(비 이재명계) 의원들에 대한 ‘찍어내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법원 “공적 감시 대상이라 증거인멸 우려 없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유창훈 영장전담판사는 27일 새벽 2시20분께 검찰이 청구한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이 대표가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 정도와 증거인멸 염려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 대해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 결정 이후 지난 26일부터 구치소에서 대기 중이었던 이 대표는 풀려나 귀가했다.

앞서 지난 26일 오전부터 이어진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검찰과 이 대표 측은 9시간20분간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인 2014년 4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로비스트 김인섭 씨 청탁을 받고 백현동 개발 사업에서 인허가 특혜를 제공해 민간업자에게 큰 이익을 몰아주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200억 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또 2019년 경기지사가 된 뒤 방북 등을 위해 경기도가 북한에 지급해야 할 800만 달러를 쌍방울 그룹이 대납하도록 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대표가 백현동 로비스트 측근에게 접근해 법정에서 유리한 증언을 해달라고 부탁한 위증교사 혐의도 있다고 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민주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당 대표 구속 초유 사태 면해…안도 분위기

이 대표의 구속 영장 기각 이후 민주당 내부에서는 “사필귀정”이라면서도 “당 대표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 이후 이 대표가 이날 새벽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 밖으로 나오자 지지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전날 밤부터 뜬눈으로 서울구치소 앞에서 기다리던 지지자 250여명(경찰 추산)은 이 대표가 입구에서 민주당 의원 등과 악수하는 모습을 보며 “이재명”을 연호했다. 몇몇은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눈물을 쏟았고, “정치 검찰 탄핵하라”는 구호도 가끔 울려 퍼졌다.

이 대표는 “인권의 최후 보루를 증명해준 사법부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소감을 전한 뒤 다시 차량에 올라타 서울구치소를 빠져나갔다. 이 와중에도 지지자들의 함성은 끊이지 않았다.

반면, 지지단체들로부터 수십m 떨어진 주차장에 모여있던 보수단체 회원 30여명은 구속영장 기각 소식을 접하자 한숨을 내쉬는 등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전날부터 양측 간 충돌 등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서울구치소 주변에 경력 13개 중대, 900여명을 배치했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은 야당 탄압과 정적 제거에 혈안이 된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말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정권과 정치검찰의 무도한 왜곡·조작 수사는 법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며 “이제 이 대표를 겨냥한 비열한 검찰권 행사를 멈춰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야당 탄압에만 몰두하며 민생과 경제를 내팽개친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이었음이 명명백백해졌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의 본분으로, 검찰은 검찰의 본분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언제까지 민생과 경제, 국정에 대한 책임을 외면하고 야당 탄압과 총선 승리에만 올인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불통의 폭정을 멈추고 국민 앞에 나와 머리 숙여 사죄하라. 내각 총사퇴를 통한 인적 쇄신 및 국정 기조의 대전환에 나서라”며 “있지도 않은 사법 리스크를 들먹이며 민주당과 이 대표에게 ‘방탄’의 딱지를 붙이기에 여념 없었던 국민의힘도 사죄하라”라고 촉구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실정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파수꾼으로 국민의 삶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친명’ 체제 가속…‘비명계’ 찍어내기 우려 현실화?

민주당 당원들은 이날 새벽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면서 심사 결과에 따라 이 대표 개인의 정치 생명 뿐 아니라 총선을 불과 6개월여 남긴 시점에서 당이 극심한 혼란 속으로 빨려 들어갈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에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의 최정점에서 구사일생 끝에 생환하며 향후 정치적 행보에 탄력을 받게 됐다고 평가한다. 이 대표가 이전보다 더 강력한 ‘친명(친이재명) 체제’를 완성한 뒤 총선까지 당 장악력을 끌어올릴 것이는 이야기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선출된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내년 총선을 치러 승리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21일 예상 밖의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당원 가입이 느는 등 친명계의 결속이 더 공고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건은 이 대표 체포를 두고 극명해진 당내 계파 갈등의 해소 여부다.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 측이 ‘비명계(비이재명계)’ 찍어내기 대신 탕평과 통합을 선언하고 총선 때까지 ‘원팀’으로 가야 당의 총선 경쟁력이 확보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앞서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표결 당일 당시 박광온 전 원내대표를 만나 ‘통합적 당 운영’을 약속했다.

하지만, 통합의 현실화 여부는 미지수다. 당내 주류 세력인 친명계가 공언한 것처럼 비명계에 대한 대규모 학살이 현실화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친명계는 이 대표 체포 동의안 가결 투표를 ‘해당 행위’로 간주하고 징계까지 검토하고 있다. 현재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숨은 비명계를 구분하는 표까지 나돌 정도로 비명계 찍어내기 공포가 확산 중이다.

체포동의안 가결 당시 당내 이탈표는 최소 39표로 추산됐다. 반면, 이 대표 구속 영장 기각을 호소하는 탄원서 제출에 불참한 의원은 6명에 불과했다.

서울중앙지법이 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연합뉴스
●비명계 ‘흔들기’ 공세도 거셀 듯

앞으로 비명계의 이재명 ‘흔들기’가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대표의 거취 표명을 압박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아직 여전한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당 일각에서는 “비명계의 이 대표 거취 표명 압박이 계속되면 해당 행위로 보고 일정 부분 응징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추석 연휴가 지나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총선 모드로 돌입하는 만큼 당의 단결을 저해하는 행위는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최고위원 직에서 물러난 송갑석 전 최고위원의 후임 인선을 두고도 말이 나온다. 이 대표가 비명계의 해당 행위에 관용이 없다는 경고의 차원에서 지명직 최고위원 후임 인선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송 전 최고위원은 비명계에 속해 민주당 내 대표적인 탕평 사례로 해석됐다. 이에 당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최고위원 빈 자리를 이번에도 비명계로 채우면 한 차례 더 통합에 대한 의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여당, “법원이 개딸에 휘둘렸다”

한편, 국민의힘은 27일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을 두고 “결국 법원이 개딸에 굴복했다”고 비판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과연 법원은 이제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추상같이 엄중해야 할 법원이 판단이 고작 한 정치인을 맹종하는 극렬 지지층에 의해 휘둘렸다는 점에서 오늘 결정은 두고두고 오점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대표는 수사 과정에서 대한민국 법치를 농락해 왔다”며 “각종 지연작전으로 검찰과의 실랑이로 검찰 조사를 방해하고, 단식으로 동정여론을 조성하려는 낯부끄러운 시도까지 했다. 체포동의안 표결 하루 전날에는 사실상 부결을 지시하는 지령문까지 내려보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도 법원은 이 대표에게 ‘불구속 수사의 원칙이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며 “과연 어느 국민이 오늘 법원의 판단을 상식적으로 이해하실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제 이 대표와 민주당이 마치 자신들이 면죄부라도 받은 양 행세하며, 또다시 국민을 기만하는 모습”이라며 “검찰은 하루속히 보강을 통해 다시 영장을 재청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 대표와 민주당 역시 오늘의 결정이 범죄행위에 대한 면죄부가 아님을 직시하고, 겸허한 자세로 더 이상의 사법 방해행위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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