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안전의 컨트롤타워가 원전 인근에 있어야 한다는 지적에도 ‘서울 청사’를 고집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월 임대료가 1억 원이 넘는 임시청사의 재계약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고리원전에 인접한 부산 기장군이 부지 무상 제공을 내걸며 ‘부산 이전’을 요구하고 있지만 원안위는 ‘서울 잔류’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25일 무소속 황보승희 의원실이 원안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원안위는 현재 임시청사로 사용 중인 서울 남대문 롯데손해보험 빌딩 입주 재계약을 27일 체결한다. 임대인의 요구에 따라 계약기간은 3년이다. 정부가 원안위 이전에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임시청사 입주 기간을 3년 더 연장한 것이다.
월 임대료와 관리비를 포함해 연간 15억 원씩 지출하기로 했는데, 임대료 상승률을 감안해 매년 2.4% 임대료와 관리비를 각각 올려주기로 했다. 1년 차에는 월 임대료 1억 430만 원에, 월 관리비 4560만 원인데 2년 차에는 각각 1억690만 원과 4676만 원, 3년 차에는 각각 1억 957만 원과 4794만 원으로 오른다.
임대인의 요구대로 계약기간을 늘리면서 임대료와 관리비도 올린 셈인데, 윤석열 정부의 긴축 재정 기조에도 반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원안위는 2021년 기존 청사 리모델링을 계기로 현재 청사로 옮기면서 연간 경비(39억 원)에 맞먹는 33억7000만 원을 임대료 등으로 지출해 그해 국정감사에서 서울청사를 고집한다고 비판을 받았다. 당시 원안위는 “원전에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한 대응을 위해 청사가 서울역에 인접해야 한다”고 옹색한 논리를 내세웠다.
황보 의원은 “그런 이유라면 KTX 부산역 인근으로 이전을 못 할 이유가 없다”며 “세계 최대 원전 밀집 지역의 안전성 제고와 시민 불안감 해소를 위해 원안위는 원전 밀집 지역 인근에 있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황보 의원이 발의한 ‘원안위는 원전 30㎞ 인근에 위치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 원안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은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