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자폭’ 논란 등으로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에 임명된 지 불과 9시간만에 사의를 표하면서 ‘이재명 리더십’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 코인 논란 등 당내 혼란을 잠재우고 당 쇄신을 쇄신하겠다며 이 대표가 3주간의 탐색 끝에 내놓은 ‘회심의 인선’이었지만, 자충수가 된 것은 물론 당내 혼란만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명(비이재명)계에선 이 대표와 당 지도부의 ‘부실 검증’ 비판이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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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장에서 최원일 전 천안함장(오른쪽)으로부터 항의를 받은 뒤 돌아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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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 일부 인사들은 이래경 이사장의 선임 건을 공식 발표 전날인 4일 오후께 공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비밀리에 진행되다 보니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6일 MBC라디오에서 이래경 이사장의 인사검증에 대해 “저희는 당의 혁신, 쇄신 적임자가 누구냐만 봤지 사상 검증을 한다든지 과거 행적을 낱낱이 밝히는 등 먼지털이 식으로 검증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어 “특별히 불법과 비리가 있는지 정도만 검증했다”고 했다.
또한 “다소 강경한 태도와 입장을 견지해 오신 분으로는 이해했지만 쇄신 자체가 결국 뼈를 깎는 고통 아니냐, 그렇다면 아주 온건하고 아주 평탄하게 살아오신 분과는 좀 더 결을 달리해야 하기에 그렇게 이해를 했다”고 했다.
이 대표도 전날 최고위회의에서 이래경 이사장에 대한 혁신위원장 임명을 발표한 뒤 이 이사장의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되자 “그 점까지는 저희가 정확한 내용을 몰랐던 것 같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하지만 당장 비명계에선 이 대표 책임론을 꺼내 들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이 대표 중심의 지도부가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이 이사장을 인선했다가 화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이 지난 대선을 전후해 이 대표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혁신기구마저 친명(친이재명) 성향으로 채우려 했다는 비난이 일자, 인선 과정을 투명하게 소명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이상민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이 이사장의 사퇴에 대해 “위원장 인선에 공론화 작업도 없고 검증도 제대로 안 된 상태가 이재명 대표 체제의 본질적인 결함이라 생각한다”며 “이재명 대표가 사퇴를 하루라도 빨리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는 이래경 이사장에 대한 추천과 검증 과정을 당원과 국민들에게 자세히 밝히고, 책임 문제도 분명히 물어야 한다”며 “당원과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사과는 있어야 되지 않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대표의 영향력이 막대하게 미치는 상황 속에서 당내 강성들도 득세하고 있고, 팬덤이 득실거리고 공격하는 상황에서 온전하게 혁신위의 리더십이 있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래경 이사장의 사임으로 당장 혁신위원회 출범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새 위원장은 더는 논란이 없는 인물로 선임해야 하는데 그 기준을 두고도 이견이 상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애초 외부 인사를 혁신위원장으로 모시겠다는 방침이었지만, 당내에서는 이마저도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개인적으로 외부(에서 영입한) 혁신위원장을 반대한다. 외부 혁신위원장은 당 사정을 모르기 때문”이라며 “당내 사정을 아는 국회의원이 아닌 원외 인사가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