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한독정상회담 중 윤석열 대통령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에게 소개한 파독 간호원 출신 작가의 그림 작품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숄츠 총리가 대통령실 방명록에 서명할 때 주변에 걸려있던 그림 한 점을 소개했다.

소개된 작품은 고 노은님 작가의 1984년 작 ‘지구의 어느 구석 아래서’다. 이 그림은 물고기, 사슴, 토끼, 새 등의 자연 대상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노은님 작가의 ‘지구의 어느 구석 아래서’.

노 작가는 ‘생명의 화가’로 불린 파독 간호사 출신 작가다. 지난해 10월 독일에서 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1946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1970년 독일로 이주해 함부르크의 병원에서 간호보조원으로 일했다.

재직 중이던 병원 간호장이 우연히 오 작가의 그림을 보고 추천해 병원에서 첫 전시회를 열었다.

이를 계기로 27살 때 함부르크 국립조형예술대학에 진학해 회화를 전공한 그는 1990년 한국 여성 작가로는 처음으로 이 대학 정교수가 됐다.

또 프랑스 중학교 문학 교과서에 작품이 수록됐고, 2019년 독일 미헬슈타트 시립미술관에 개인 영구 전시관도 생겼다.

고인은 물고기와 새, 꽃 등 자연물을 소재로 ‘생명’을 주로 표현했는데, 유화, 한지 아크릴화, 설치미술, 퍼포먼스, 테라코타 조각, 스테인드글라스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숄츠 총리는 윤 대통령으로부터 그림 설명을 들은 뒤 “그림이 정말 아름답다”며 양국의 인연을 고려한 윤 대통령의 배려에 사의를 표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한편, 노은님 작가의 작품은 지난해 6월 서울 가나아트 보광에서 열린 ‘마리타가 만든 정원’ 개인전에서 마지막 전시됐으며, 200만~500만 원대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