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배전비 등 고려 요금 차등
- 수요지 인근 생산시설 배치
- 해당 지역 자체소비 가능해져
부산 울산 등 원전을 두고 있는 지역이 수도권보다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하면서도 동일한 전기요금을 부담하는 기형적인 구조에 대한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국제신문 2월 15일 자 1·3면 보도) 발전량과 소비량에 따라 전기요금에 차등을 두도록 한 법안이 20일 국회 상임위 소위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지역별 전력 수요·공급에 맞춘 ‘차등요금제 ’도입이 현실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리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에 따른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 부산은 그동안 서울의 7배에 달하는 규모의 전기를 생산하면서도 서울과 똑같은 전기요금을 내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는 이날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를 열고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안(이하 분산에너지 특별법)’을 심의·통과시켰다.
분산에너지 특별법은 그동안 중앙집중형이었던 국내 에너지 체계를 지방으로 분산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수요지 인근에서 일정 규모 이하의 전력을 생산·공급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데, 분산에너지 보급이 확대되면 발전과 송전 과정에서 탄소배출이 줄어들며, 대용량 발전소와 장거리 송전망으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별로 전기요금을 차등 적용할 수 있는 것이다.
기존 전력시스템이 중앙집중형이었다면 이 법안은 수요지 인근에 분산에너지를 적절하게 배치해 해당 지역에서 자체 소비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법안은 전기판매사업자가 분산에너지 활성화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송·배전비용 등을 고려해 지역별로 전기요금을 다르게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법안은 그간 여야 간 이견으로 인해 지난 2021년 7월 김성환 의원이 첫 발의 한 이후 국회에서 발목이 잡혀 있었다가 민주당이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분산에너지에 포함시키자는 국민의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여야 합의에 이르렀다. 이 법안의 첫 번째 쟁점이던 소형원자로(SMR)를 분산에너지로 조건부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 SMR은 여러 개의 모듈이 하나의 원전을 구성하는 형태다.
분산에너지 특별법이 특허소위원회 문턱을 넘은 것은 부산 울산 등 원전 소재지와 수도권 간 ‘기형적인 전력 공급·수요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회 산자중기위는 지난달 상임위 차원의 보고서에서 “전력 소비량이 많은 수도권이 사용자 부담 원칙에 따라 더 많은 전기요금을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분산에너지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 문턱까지 넘으려면 오는 23일 산자중기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도 거쳐야 한다. 이후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된다. 여야가 차등요금제 도입에 공감대를 이룬 만큼 법안 처리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