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 “사안별 대안 제시 주력”

부산지역 진보정당들이 차별화된 전략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국회의원부터 지자체장 지방의원까지 부산에선 단 한 석도 얻지 못했지만 송곳 지적, 꾸준한 외부 활동으로 존재감을 쌓아가고 있다.

정의당 부산시당이 부산 부산진구 옛 동보서적 앞에서 정당연설회를 열고 있는 모습(위)과 진보당 부산시당에서 부산 곳곳에 붙인 가스요금 관련 플래카드. 각 정당 제공

정의당 부산시당은 지난해 10월 말부터 매주 수요일 저녁 부산 부산진구 서면 옛 동보서적 앞에서 정당연설회를 열고 있다. SPC 계열사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끼임 사망사고를 계기로 시작한 정당연설회는 지금까지 일명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국회 통과 촉구,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난방비 폭탄, 원전 방사성폐기물 저장시설 등 현안을 두루 다루어 왔다. 40분가량 이어지는 연설회마다 10~15명의 당원들이 참석한다.

정의당 부산시당 이성한 대변인은 “노란봉투법도 아직 절차가 많이 남았고,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12주기에 따른 원전 방폐장 문제도 짚어야 하는 등 여전히 진행 중인 현안이 많다”며 “추위와 싸우는 게 쉽지 않지만 당분간은 정의당의 정책을 알리기 위해 연설회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보당 부산시당은 정책으로 승부한다. 진보당은 지난달 7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난방비 폭탄의 진짜 이유는 민간 직수입제도다’며 이를 폐지하고 횡재세를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이날 진보당은 기자회견문과 함께 A4용지 4장에 달하는 참고 자료를 함께 배포했다. 자료에는 한국가스공사 미수금 추이, 한국과 일본의 LNG평균 수입단가 비교 데이터, 천연가스 직수입현황, 최근 4년간 SK E&S 경영 실적 등의 데이터를 빼곡하게 담았다. 기업공시나 해당 기업이 공개한 자료를 진보당이 직접 추린 것이었다.

지난달 16일엔 학교급식노동자 건강권 보장을 위한 교육주체 토론회도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실제로 폐암 확진 판정을 받은 노동자와 학부모 중학교교사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급식노동자 건강권에 대해 다양한 발언을 이어갔다. 진보당은 최근 부산 곳곳에 가스요금 고지서를 보고 화들짝 놀라는 노정현 위원장의 모습을 담은 플래카드를 걸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진보당 부산시당 손지연 공보국장은 “내부적으로 투쟁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책적 대안을 내놓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았고, 지난해 중순부터는 대안 제시에 방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며 “위원장을 포함한 3명의 정책팀이 사안별로 연구하고 대안을 만들어 제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