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지난해 북한 무인기의 대한민국 영공 침범 사태와 관련된 책임자 징계를 서면이나 구두 경고로 할 것이라고 예고해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인다.

15일 정부 등에 따르면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실은 군의 북한 무인기 대응 작전 검열 결과에 따라 상황 전파와 작전 발령 지연, 격추 실패 등 책임을 물어 장성급 영관급 총 10여 명에 구두·서면경고하는 징계안을 결정했다.

검열 결과에 따르면 강호필 1군단장(중장), 김규하 수도방위사령관(중장), 박하식 공군작전사령관(중장), 전동진 지상작전사령관(대장), 강신철 합참 작전본부장(중장), 원천희 합참 정보부장(소장) 등에게 ‘서면 경고’ 하기로 했다. 김승겸 합참의장에 대해선 그보다 더 약한 ‘구두 경고’로 문책 수위가 결정됐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검열 결과에 따라 징계 수위를 확정하게 된다.

이 장관은 지난 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문책 질문을 받고 “필요한 부분에는 문책이 필요하겠지만, 미흡한 부분을 조속히 보완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보완에) 매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작년 12우러 26일 강원 횡성군 횡성읍 반곡리 섬강 옆 논으로 공군 KA-1 경공격기가 추락해 군 당국이 수습하고 있다. 전투기가 추락한 곳은 민가와는 불과 300ｍ, 인근 초등학교와는 직선거리로 50ｍ가량 떨어져 있어 주민과 학생, 교직원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우리 영공을 침범, 이 중 1대가 대통령 집무실 상공 비행금지 구역까지 침투했다. 이날 오전 10시19분부터 오후 3시20분까지 우리 군 레이더에 북 무인기가 포착됐으나 군은 1대도 격추하지 못했다.

이후 합참은 북 무인기 대응 작전 전반에 대한 전비 검열을 벌여 상황 전파와 무인기 대응 작전 ‘두루미’ 발령이 늦었고, 전파 방식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당시 북 무인기 대비 태세에 허점이 드러났다며 비판이 쏟아졌다.

그런데도 이번에 군 관계자에게 가장 낮은 수위의 징계가 내려져 비판이 예상된다. 군 측은 작전 상황에 따른 결과를 두고 중징계를 하면 군이 소신 판단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고 이같이 조치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형무인기 대응이 어렵고 우리 쪽의 가시·물리적 피해도 없었던 점도 징계 수위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북한 무인기 항적을 최초 포착하고 이상 항적으로 평가한 1군단 소속 초기 대응 요원 6명은 합참의장 표창을 받는다. 이들은 북한 무인기가 군사분계선(MDL)을 넘기 전 북한 상공을 비행하고 있을 때 항적을 포착하고 이상항적으로 조기 평가한 공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