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 신공항 지역갈등 비화 경계
- “가덕공항 조기개항 힘 모을 때”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3일 TK(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에 담긴 활주로를 3.8㎞로 늘리는 방안에 대해 “법적 사항이 아니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TK신공항 특별법의 활주로 연장을 두고 PK 정치권이 반박한 적은 있으나 주무부처 장관이 법적으로 따질 문제가 아니라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가덕신공항 조기개항 등 현안 관련 비공개 간담회에서 국민의힘 부산의원들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원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개최한 가덕신공항 조기개항 등 현안 관련 비공개 간담회에서 TK신공항의 위계 지정 우려에 대해 이 같이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은 TK신공항 특별법에 담긴 공항의 위계, 활주로 길이, 개항시점, 국비 지원 등 과도한 특혜조항이 가덕신공항에 좋지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원 장관에게 강력하게 전달했다. 이에 원 장관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TK신공항 특별법에 활주로 길이를 3.8㎞로 늘리는 방안을 조항에 넣겠다고 한 것은 공항건설법에 넣을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우리가 너무 잘 알고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본 설계를 하게 되면 지형, 지물이나 수요 등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해 전문가 집단에서 결론을 내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TK신공항특별법에는 ‘중·장거리 운항 및 최대중량항공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 포함’이라고 명시돼 있다. 활주로는 2본이고 길이 3800ｍ다. 이는 가덕신공항(3500ｍ, 활주로 1본) 보다 월등히 큰 규모다. 원 장관에 따르면 이 조항은 사실상 경제 전문가의 영역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도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에 TK신공항 특별법에 대해 “공항시설법에 따라 공항의 규모는 수요, 항공기 운항 횟수 등 타당성 검토에 따라 결정돼야 할 사항으로 국회 입법조사관의 검토보고서에도 이 조항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두 공항 문제가 지역 갈등으로 확대되는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전봉민 부산시당위원장 대행은 이날 간담회가 끝난 뒤 백브리핑에서 TK신공항 논의가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가덕신공항이 조기개항 되느냐, 안되느냐가 중요하다. TK신공항에 대해서 괜히 다툴 필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천영길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산업실장의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특별법 관련 보고도 있었다. 이 자리에선 한수원이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고리 사용 핵연료 건식저장시설 건설 기본계획안’을 인근 주민들의 의견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의결한 것에 대한 문제가 지적됐다.

한 참석자는 이날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한수원이 원전 수용성과 관련해서 주민들과 110번 소통을 했다고 했지만, 공청회 등 토론의 장이 마련된 적이 없다”면서 “주민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방폐장 영구 처분시설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는데, 소통이 조금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왔고,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