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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노]문질빈빈, 형식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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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국의 안보는 우리의 안보입니다.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아랍에미리트를 순방하면서 아크부대를 방문했는데, 여기서 장병들을 격려하면서 나온 말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에 파병 중인 아크부대를 방문,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란 정부가 이 발언을 두고 대사까지 초치하며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이란 외교부 니세르 칸아니 대변인은 “이란과 UAE 관계에 대한 한국 대통령의 발언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UAE를 포함한 페르시아만 연안 국가들과 이란의 역사·우호적인 관계, 이런 면에서 급속하게 일어나고 있는 긍정적인 전개를 전적으로 모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이란 나자피 외무부 차관은 “윤 대통령의 발언은 우호적 관계를 방해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것”이라고 규정했습니다.

대통령실은 “현지에서 UAE의 평화와 안전에 기여하는 장병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나온 말로, 한-이란 관계와는 무관한 발언이다”고 해명했습니다.

사실 UAE와 이란은 전쟁을 한 적이 없습니다. 외교적 마찰로 인해 2010년대 후반 사이가 틀어졌을 뿐 경제·문화적으로 교류가 활발한 사이입니다. 외교부가 2017년 3월 펴낸 ‘아랍에미리트 개황’을 보면 ‘이란은 UAE의 주요 교역 파트너이자 최대 재수출 시장으로 양국 간 실질적 경제 협력을 중시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종파가 다를 뿐 UAE 두바이에는 40만 명의 이란인이 살 정도입니다. UAE는 지난해 8월 이란에 대사를 파견, 소원했던 양국 관계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갔습니다.

이란이 우리와 수교국이지만 관계가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이슬람 혁명수비대가 2021년 한국케미호를 나포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이란의 핵 개발로 인해 한국이 국제사회와 발맞춰 경제제재에 동참하면서 국내에 있는 이란 자산을 동결했습니다. 이란이 북한을 돕는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대통령은 외교적 수사로 이를 돌려 말해야지 있는 그대로 적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말대로 “울고 싶은데 뺨 때린 격”입니다.

대통령의 발언으로 교민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이란 히잡 시위로 인해 이란 내의 치안이 불안한 상황입니다. 또한 이전처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한국 선박이 혁명수비대에 다시 나포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란은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입니다. 이번 갈등이 사우디와 사이가 좋지 않은 이란 등 시아파 국가로 확대돼 부산의 월드엑스포 유치에 악영향을 줄까 걱정됩니다.

이제 대통령이 외국에 나갈 때마다 불안한 마음이 생깁니다. 논어에는 ‘문질빈빈(文質彬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내용(질)만 중시하는데 그에 못지 않게 형식(문)도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대통령의 발언 진의가 아무리 좋아도 그것을 담는 형식(말)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서야 되겠습니까. 대통령실은 내용만 강조해서는 안 됩니다. 대통령이 형식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옆에서 제대로 보좌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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