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운임제(화물차주 최저운임 보장제) 일몰제 폐지를 요구하며 운송거부에 나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와 정부의 2차 협상이 30일 ‘빈손’으로 끝이 났다. 대통령실은 “불법은 안된다”며 안전운임제 완전폐지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화물연대를 압박했다. 노동계는 화물연대 파업에 힘을 보태기 위해 오는 3일 부산·서울에서 노동자대회를 열고 6일 총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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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 2차 면담에서 화물연대 관계자들이 교섭 결렬에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
노정이 대치하는 사이 경제적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현재까지 화주사들이 입은 피해가 1조 원 안팎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가 적극적으로 대화와 갈등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2차 면담은 40분 만에 성과 없이 끝났다. 정부는 안전운임제 3년 연장과 품목 확대 불가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를 영구화하고 적용 차종과 품목을 확대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정부는 화물연대가 파업을 철회하지 않으면 대화가 불필요하다고 본다. 반면 김태영 화물연대 수석부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와 국토부는 대화의 의지가 전혀 없다. 협상이 불가하다는 정부 이야기에 대화를 이어가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2차 면담이 성과 없이 끝나자 대통령실은 화물연대의 조속한 업무 복귀를 촉구하며 ‘안전운임제 전면 재검토’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안전운임제 폐지와 함께 화물차 유가연동보조금(경유 가격이 기준금액을 초과하면 초과분 지원)까지 제외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원 장관은 “화물 운송에 정당하게 기여한 것을 전제로 보조금을 주는 것인데 걸핏하면 자기 이익을 위해 운송 거부한다면 과연 보조금을 줘야 할 근거가 있는가”라고 말했다.정부는 또 시멘트에 이어 철강·정유로까지 운송개시명령 확대를 검토 중이다. 시멘트 운송사를 상대로 현장조사를 벌여 화물차 기사 350명에 대한 업무개시 명령서를 교부, 화물연대의 반발을 샀다
노정이 ‘강 대 강’ 대치 국면에 돌입하면서 ‘중재의 공간’은 사라진 상태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노사 법치주의를 확고하게 세워나가는 과정이다. 노사 문제를 법과 원칙에 따라 풀지 않고 그때그때 타협하면 또 다른 파업과 불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도 지난 29일 국무회의에서 화물연대 파업이 “명분 없다”고 일축했다. 윤 대통령이 ‘선복귀 후협상’이라는 가이드라인을 내놓자 국토부도 진전된 협상안을 내놓지 않았다.
안전운임제 논의를 미뤄 화물연대 파업의 책임이 있는 국회 역시 중재자로 나서기는 어려운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거취 문제로 여야가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어 중대한 사회적 갈등을 중재할 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시민사회는 “우리 사회가 또 분열되고 있다”면서 “경제가 침몰하는 상황인 만큼 대통령실도 협상의 문을 열어둬야 한다. 정치권도 중재에 나서야 사태가 해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