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9일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놓고 종일 대치를 이어갔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끝나자 본회의 정회를 선포했다. 이어 김 의장은 여야 원내대표에게 박 장관 해임 건의안 처리여부에 대한 협의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2시까지 김 의장 주재로 담판을 벌였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에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외교부 장관에게 불신임 낙인을 찍는 것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30일 본회의 일정이 잡혀있지 않고, 일정에 국민의힘이 합의하지 않을 테니 언제 또 본회의를 열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주호영 원내대표와 전화로 논의했으나 입장과 상황이 변한 것이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의장은 앞서 여당에 ‘순방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고 국회 다수당이 총의를 모아 해임건의안을 낸 건데, 여당도 양보하는 게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윤 대통령이 사과를 하든지, 민주당에 해임건의안을 철회하게 만들 명분을 줘야 할 게 아니냐’는 취지로 언급하며 타협점 마련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대통령실 외교라인 참모에 대한 경질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한 인사는 연합뉴스에 “말이 중재안이지 우리에게 무릎 꿇으라는 이야기다. 받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 원내대표는 김 의장에게 박 장관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방한 일정을 수행 중이고, 해리스 부통령이 오후 6시 출국 예정인 상황을 감안해 의사일정 변경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의장은 이를 수용해 여야 원내대표에게 오후 6시 본회의를 다시 열겠다고 최종 통보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제1차장, 김은혜 홍보수석을 ‘외교참사 트로이카’로 규정하면서 국회 운영위원회 참석을 요구하기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나토 순방 당시 민간인 신 씨 동행, 지난 8월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패싱 논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관련 사전 사후 무책임 등 대한민국 외교의 총체적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며 “이런 외교안보라인을 그대로 둔다면 외교적 참사는 언제고 반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수용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날 출근길 문답에서 “박 장관은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이라며 “어떤 것이 옳은지 그른지는 국민께서 자명하게 아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에게 “제 거취는 임명권자의 뜻에 따르겠다”고 말하며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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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 외교부 장관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출석해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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