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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여정 비난 ‘비핵·개방·3000’ ‘한반도 운전자론’ 회자

실효성·일관성 의심 받은 이명박 식 대북정책

‘사드’ 논란 속 한반도 운전자 자처한 문재인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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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권이 윤석열 대통령의 북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 공세를 펼친 것을 계기로 역대 정부의 대북 정책에 관심이 쏠린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조롱하면서 과거 정부의 대북 정책을 잇따라 ‘저격’했기 때문이다.

●실효성·일관성 의심 받은 MB식 대북정책

20일 북한 문제에 관심이 많은 국민들 사이에서 회자된 정책은 이명박(MB) 정부의 ‘비핵·개방·3000’이다. 앞서 북한의 김 부부장은 전날 담화를 통해 “우리 정부의 북 비핵화 구상이 이명박 절부 시절 ‘비핵·개방·3000’의 복사판”이라면서 “국체인 핵과 경제협력은 교환 대상이 아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비핵·개방·3000은 MB 정권 초기 북한이 비핵화·개방 시 1인당 소득 3000달러 사회가 되도록 해주겠다고 제시한 북한 비핵화 로드맵이다. 이 정책은 당근과 채찍으로 요약된다. ‘행동 대 행동’으로 북한을 다루겠다는 것이다. 당시 북 측은 이런 우리 정부의 대북 전략에 불쾌감을 보였다. 북 내부에서는 서울이 쌀과 비료 제공을 지렛대 삼아 협상에 나서면 중국으로 방향을 틀겠다는 이야기와 함께 무시당했다는 불만도 나왔다고 한다.
2011년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김성환 외교통상, 류우익 통일부장관 등과 NSC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MB 정부의 대북 정책은 겉으로는 실리 외교를 표방했지만, 실제로는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일관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미국이 북한에 지원하기로 한 식량 50만t이 북한 항구에 도착하자 우리 정부의 “북한의 요청이 있어야 식량을 지원할 수 있다”던 기조가 “별도 남북 대화 없이도 지원할 수 있다”는 식으로 하루 아침에 바뀌는 식이다. 2008년 3월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북한의 핵 포기 없이는 개성공단 확대도 없다”고 발언해 파문이 일었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이 같은 입장은 정반대로 바뀌어 “앞으로 개성공단 사업의 안정적 발전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MB식 대북 정책은 국제사회와 공조, 외교적 대응 등의 노력이 실종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과거 정권의 정상회담 선언을 이행하지 않는 등의 강경 기조가 계속된 데다 천안함 사건이 터지면서 북한과 관계는 겉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당시 국정원의 해외 파견 대북정보 인력이 대거 국내로 배치된 대신 경험이 없는 요원들이 해외 배치되면서 국정원의 대북 정보력 약화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런 역사적 배경 속에서 북측이 윤 정부의 새 대북정책인 ‘담대한 구상’이 신뢰하기 어렵다고 평가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담화를 통해 김 부부장은 “(윤 정부의 담대한 구상이) 새로운 것이 아니라 10여 년 전 이명박 역도가 내들었다가 세인의 주목은커녕 동족 대결의 산물로 버림받은 ‘비핵·개방·3000’의 복사판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북미관계 정상화와 재래식 무기체계 군축 논의 등 정치·군사적 상응조치도 포함된 부분이 ‘비핵·개방·3000’과 차별화 된 제안이라고 강조했다.

●‘사드’ 논란 속 한반도 운전자 자처한 문 정부

북 측의 지난 19일 남한 정부 비판 담화에는 한때 ‘평화 무드’를 함께 만들었던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박한 평가가 담겨 눈길을 끈다. 김 부부장은 담화문에서 “한때 그 무슨 ‘운전자’를 자처하며 뭇사람들에게 의아를 선사하던 사람이 사라져버리니 이제는 그에 절대 짝지지 않는 제멋에 사는 사람이 또 하나 나타나 권좌에 올라앉았다”고 평가했다. 문 정권의 ‘한반도 운전자론’을 공격한 것이다.

문 정부는 2017년 7월 베를린 구상과 8·15 축사에서 대북정책을 제시했고, 이후 공식적으로 한반도 운전자론이라고 명명했다. 운전자론은 대북정책을 미국이나 중국이 아닌 한국이 주도적으로 운전하겠다는 것이다.

당시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급속히 냉각되자 문 정부는 대한민국의 평화를 지키면서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끌어내기 위한 방편으로 운전자론을 제기했다. 그 기조는 미국의 핵 우산을 바탕으로 한 강한 군사적 압박과 경제적 압박의 병행이었다. 이런 대북 기조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와 비슷하지만 이들 정부와 달리 미국과 공조를 강력히 하려 애썼다.
2019년 6월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판문점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북한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 다리기를 이어가는 것 역시 위태한 운전자의 숙명이었다. 중국과 관계가 사드 문제와 얽혀 적대적으로 변했지만, 문 정부는 12월 한중정상회담 이후 중국은 혐한령과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등 관계 정상화를 꾀했다. 중국의 대북 제재 협조를 얻은 정부는 다자 협상, UN 참여 등을 통해 북한을 압박하며 협상의 물고를 트자는 기조를 유지했다. 한반도 내 분쟁 당사자끼리 자주적 대화를 하자는 원칙은 2018년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의 신년사를 통해 결실을 봤다. 이후 평창 올림픽으로 대화의 물꼬를 이어갔고, 군사적 옵션을 고려하겠다던 미국과 북한 간에 중재 역할을 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판은 있었다. 정부가 2017년 9월 7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추가 배치를 강행한 것이 계기다. 당시 야당 의원들은 현 정부의 안보전략에 대해서 비판했다. 이낙연 총리는 “한반도 운전자론이 확대 해석되고 있다”며 “대북 제재와 압박을 강화하며 한미연합방위능력을 높이는 것은 필요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조미 관계를 중재하는 듯이 여론화하면서 몸값을 올려보려 하는 남조선 당국자들”이라고 대한민국 정부를 비난했다.

5년이 지났는데도 남북간 ‘비난의 정치’는 반복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비핵화 조치에 맞물려 식량·인프라 지원 등 경제협력 방안에 정치·군사적 상응조치까지 제공하겠다는 ‘담대한 구상’을 북측에 제안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19일 원색적 담화로 대응했고, 대통령실은 “그런 태도는 북한과 한반도의 미래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권 장관도 “우리 구상에 대해 왜곡해서 비판한데 대해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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