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국민의힘 중진 의원의 부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 것으로 전해진 호칭이다. 처음 만난 사람을 향해 이런 호칭을 했다는 점에서 김 여사의 거침없는 언행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지만, ‘김건희 리스크’가 재연될 수 있는 위험 소지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여사와 부인들의 만남은 지난 14일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가진 오찬장에서 이뤄졌다. 오찬에는 김 여사와 국민의힘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의 부인 11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모임은 권성동 원내대표의 배우자가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진 의원들은 16일 참석한 아내들의 전언을 소개하며 “김 여사의 입담이 거침없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진의원 배우자들이 선거 때 고생도 많이 하시고 했으니 감사도 표시하고 격려도 표시하면서 한 번 뵙자(고 한 것)”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가) 굉장히 예의를 갖춰서 얘기했다”며 “중진의원 배우자들이 나이가 많으니 ‘사모님’ 했다가 ‘언니들’ 했다가…참 좋았고, (김 여사가) 솔직하고 소탈하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김 여사는 이날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이순자 씨도 예방했다. 대통령 배우자가 역대 영부인들을 만나 조언을 구하는 관례에 따른 것이다. 김 여사의 광폭행보가 이어지고 그에 따른 논란도 불거지면서 영부인을 보좌하는 제2부속실을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진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공식적으로 김 여사의 공식 지원 채널에 대해 논의했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더불어민주당의 몽니와 별개로 제2부속실 설치에 대한 여론을 들어야 한다”며 “대통령실은 제2부속실 설치를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부산 남을)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에서 “대통령이 ‘처음 해봐서 모르겠다’고 그냥 넘어가지 말고 ‘2부속실 폐지를 공약했지만 이 공약은 내가 폐기하고 내조도 그렇고 제2 부속실 하겠다’고 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6일 오후 고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씨를 예방한 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