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엔 여야가 따로 없었다. 이날 열린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는 여야 의원들이 총출동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보수정당 역사상 최초로 의원과 지도부를 포함해 전원에 가까운 100여명이 기념식에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의원 86명은 이날 오전 7시 30분 서울역에서 출발한 KTX특별열차로, 민주당 의원들은 이보다 이른 6시 25분 기차로 서울 용산역을 출발해 기념식에 참석했다. 

오전 10시 정각 윤 대통령이 민주의 문을 지나 추모탑 앞에서 헌화·분향하며 시작한 기념식은 약 50분에 걸쳐 진행됐다. 

그동안  5·18단체와 광주시민의 거센 반발로 ‘민주의 문’ 앞에서 번번이 발길을 멈춰야 했던 윤 대통령은 이번엔 유가족단체와 함께 ‘민주의 문’을 통과해 입장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정치참여 선언 이후로 세 차례 민주 묘지를 참배했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 발언 등에 대한 유가족 단체와 시민의 반발로 공식 헌화·분향 장소인 추념탑 앞까지 나아가지 못한 채 ‘반쪽 참배’에 그쳤다. 5·18 기념식 당일 ‘민주의 문’을 통과한 것은 보수 정당 출신 현직 대통령 중 처음이다. 

기념식 하이라이트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었다. 의자에 앉아 있던 윤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양옆 참석자들과 잡은 양손을 반주에 맞춰 힘차게 흔들며 노래했다. 그동안 정권에 따라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단만 부를지, 참석자가 모두 함께 부를지 등을 놓고 극심한 갈등을 빚기도 했다.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논의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날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직접 언급은 없었지만 “오월정신은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는 표현으로 간접적인 의지를 밝혔고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논의하기 위한 헌정특위 구성을 여당에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은 6·1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이날 자당 텃밭인 광주에 총출동한 국민의힘을 향해 견제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잘하려고 하는 것으로 생각해야겠지만 또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원래 국민의힘은 광주 학살 세력의 후예이지 않느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