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낙동강 벨트로 불리는 부산 사하구와 사상구, 북구는 이번 대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이 부산 평균(38.15%)을 넘어 40% 안팎을 기록하면서 민주당 지지세를 확인한 곳이다. 국회의원 선거구가 갑과 을로 양분된 사하구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부산에서 네 번째로 높은 40.23%의 득표를,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55.97%를 얻었다. 사상구는 새 정부 최고 실세로 부상한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지만 윤 당선인의 득표율이 사하구와 같은 55.97%에 그쳤고, 이 후보는 40%를 넘겼다. 북구도 이 후보의 득표율이 39.84%를 기록하면서 선전한 곳이다.
# 사하 국힘 공천티켓 ‘갑을 전쟁’…이갑준 변수로
- 민주 김태석 구청장 재선 도전
- 국힘 노재갑·조정화는 조경태 측
- 김척수는 이 전 부구청장 내세워
더불어민주당 최인호(사하갑) 의원과 국민의힘 조경태(사하을) 의원이 각각 갑과 을을 지역구로 하는 사하구에서는 민주당 김태석(64) 구청장이 재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탈환에 나선다. 김 구청장은 여성가족부 차관을 지낸 고위 관료 출신으로, 조용하면서도 안정적인 행정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 구청장은 사하구의 취약 요인인 환경문제를 해결하고자 연중무휴의 환경통합관제센터를 설치했다.
사하을 지역위원장인 김정량(사하4) 시의회 의원도 김 구청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면서 민주당 후보는 김 구청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게 지역정가의 중론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애초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사하갑 김척수 당협위원장이 구청장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노재갑(57) 전 시의회 의원과 조정화(58) 전 사하구청장의 양강 구도가 형성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갑준(65) 전 사하구 부구청장이 지난주 도전장을 던지면서 구도가 재편됐다. 이 전 부구청장은 “김척수 위원장이 출마하지 않는다고 해 도전하게 됐다. 공직 경험을 토대로 진중하면서도 역동적인 사하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석 구청장과 김척수 위원장, 이 전 부구청장 모두 경남 남해 출신이며, 이 전 부구청장은 김 구청장의 남해중 선배다.
이에 따라 조경태 의원이 이끄는 사하을 당협에서 노 전 의원과 조 전 구청장을, 김척수 위원장의 사하갑 당협에서 이 전 부구청장을 내세워 대결을 하는 양상이다. 경선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당내 최다선인 조 의원과 총선에서 연거푸 낙선했지만 당협위원장을 유지하면서 만만찮은 정치력을 보이는 김 위원장 간 신경전도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노 전 의원은 지역정가에서 조경태 의원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로, 8년 전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후보로 구청장에 나섰으나 낙선했다. 40대에 전국 최연소 단체장을 거쳐 시의회 의원도 지낸 조 전 구청장은 대선 후보 경선 때 윤석열 후보의 부산 캠프 대외협력총괄단장으로 활약하면서 당시 홍준표 캠프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조 의원과 각을 세웠다.
이들 외에도 노승중(64) 전 구의회 의장과 최민호(58) 전 사하구국민체육센터 상임감사, 박성국(58) 새시대새물결국민운동부산본부 사하구지회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 사상 민주 신상해 마지막 도전…국힘은 전문가 영입설
- 문 대통령·장제원 등 연관 관심
- 국힘 조병길·오보근 후보군 형성
부산에서 유일하게 단체장이 공석 상태인 사상구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인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이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라는 점에서 정가의 관심을 받는 곳이다.
민주당은 신상해(66·사상2) 시의회 의장과 김부민(47·사상1) 전 시의회 의원 간의 공천 경쟁이 일찌감치 시작됐다. 시의회 재선인 신 의장은 사상구청장 외 더이상의 정치적 목표는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 출신인 신 의장은 여야를 넘나드는 소통력을 가진 광역의회 수장으로, 정치적 중량감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지역정가의 최대 라이벌인 국민의힘 소속 송숙희 전 구청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신 의장은 송 전 구청장에게 연거푸 패한 데 따른 동정 여론도 있다고 본다.
구의회 출신인 김 전 의원은 지역에서 초·중·고교를 나와 활동하는 유일한 정치인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김 전 의원은 지난주 구청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 의원직을 내려놓고 당내 후보 경쟁에 나섰다. 김 전 의원은 “젊음의 도시, 문화가 있는 사상구를 만들어 주민과 함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구청장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조병길(63) 구의회 의장과 오보근(68) 전 시의회 의원이 후보군을 형성하는 가운데 전문가 그룹의 영입설이 꾸준히 흘러나온다. 박형준 시장의 여성특별보좌관을 맡은 송 전 구청장은 “시 발전을 위해 맡은 소임을 다하겠다”는 불출마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다. 사상구 공무원 출신인 조 의장은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됐지만 후반기 의장 선출 과정에서 탈당한 뒤 지난해 국민의힘에 들어갔다. 오 전 의원은 4년 전 지방선거 때 신 의장에게 진 이후 구청장 선거에서 재기를 노린다.
당협 안팎에서는 장 의원이 윤 당선인의 ‘핵관(핵심 관계자)’에서 ‘실참(실세 참모)’이 되면서 지방선거에 매진할 여력이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장 의원이 지난 4년 내내 자당 소속 구청장의 부재로 애를 먹었고, 정치적 중량감이 한껏 높아진 만큼 정치력과 전문성을 함께 갖춘 제3의 인물을 영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동시에 제기된다.
# 북구 국민의힘 당심 오태원 쏠림 속 공천향배 주목
- 민주 정명희·이순영·김명석 경쟁
- 국힘 손상용·조성호도 지지 호소
더불어민주당은 여성 현역 정치인 간, 국민의힘은 모두 토박이인 정치인과 기업인 간 경쟁구도에 전직 관료가 도전장을 던지면서 부산에서 가장 당내 경쟁이 치열한 곳으로 분류된다.
민주당에서는 정명희(56) 구청장이 재선에 도전한다. 시의회 의원(비례) 출신인 정 구청장은 약사 출신 경력을 최대한 살려 코로나19 방역 행정에서 두각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구는 부산에서 처음으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가동했고, 정 구청장이 예방접종센터에 상주하듯 근무하면서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부작용 대처 방법 등을 직접 소개했다.
애초 당내에서 정 구청장과 각을 세웠던 이동호(북구3) 시의회 부의장이 지난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순영(64·북구4) 시의회 교육위원장과 김명석(59) 구의회 의장이 정 구청장과 후보 경쟁을 벌인다. 정 구청장이 현역 전재수 의원이 이끄는 북강서갑 지역위원회를 대표한다면 이 부의장과 이 위원장, 김 의장은 모두 북강서을 지역위원회 측 인사다.
국민의힘은 지역 내 최대 인맥을 형성하는 구포초등학교의 선후배 사이인 손상용(58) 전 시의회 부의장과 오태원(63) 북구체육회장 간 대격돌 속에 조성호(67) 전 부산시 행정자치국장이 정치인생의 마지막 도전에 나섰다. 손 전 의원은 시의회 3선으로 ‘토종 북구인’을 내세워 공천 경쟁에 나섰다. 건축사인 오 회장은 최근 양산시에 100억 원대 공공주택 기부로 큰 화제를 모았고, 구포초 총동창회장을 맡고 있다.
허남식 전 부산시장의 비서실장으로 알려진 조 전 국장은 정통 관료 출신으로 검증된 행정가라는 면을 부각한다.
박민식 전 의원이 이끄는 북강서갑 당원협의회가 오 회장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가운데, 손 전 부의장은 부산시당과 김도읍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북강서을 당원협의회에 지지를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박 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특별보좌역으로 지난 24일 임명되면서 새 정부 출범에 매진해야 하는 터라 당내 후보 공천 방식이 조기에 결정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