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의회 “정치 보복 아니다”
- 오늘부터 예산결산특위 심사
박형준 부산시장의 공약 등 내년도 시 대표 사업 예산이 부산시의회 상임위원회 예산안 심사에서 잇따라 삭감되면서 2일부터 시작되는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사에 이목이 집중된다. 다만 예산안 심사의 최대 관심사였던 박 시장의 ‘15분 도시’ 관련 예산안은 예결위에서 본격적인 심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부산시의회. 국제신문DB.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대표 사업 예산 연일 싹둑
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는 시 문화예술과가 ‘세계적 미술관 유치를 위한 연구용역’에 편성한 예산 800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고 1일 밝혔다.
위원회는 또 ‘문화예술 플리마켓 운영 지원’ 예산안 3억 원 중 2억 원을, ‘부산예술 갈매랑 축제 지원’ 예산안 2억8000만 원과 ‘문화로공간 창업지원’ 예산안 2억 원은 통째로 깎았다.
기획재경위원회도 시 지산학협력과가 ‘글로벌 지산학 협력 컨퍼런스’ 명목으로 편성한 9500만 원은 ‘사업 실효성 부족’을 이유로 모조리 없앴다.
‘세계적 미술관 유치 연구용역’ 등 대부분의 항목은 박 시장의 공약이거나 취임 이후 시가 대표적으로 추진하는 사업 예산으로, 내년도 시 예산안의 핵심이기도 하다. 전날 시의회 도시환경위원회도 박 시장이 국제기구 및 기업과 협력해 세계 최초로 지속 가능한 해상도시를 건설하려는 사업 예산을 모두 삭감(국제신문 1일 자 2면 보도)했다.
김태훈(연제1) 행정문화위원장은 “세계적 미술관 유치 연구용역은 미술관 유치의 필요성은 물론 제반 환경도 조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용역 추진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그 외 항목도 사업의 실효성과 예산의 적재적소 배분 등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 심사했다. 정치적인 이유로 예산안을 심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지역 문화계의 한 인사는 “미술 문화 분야의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번 예산안 심사에서 미술관 유치 연구용역비가 반영되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15분 도시’ 예산의 운명은
박 시장의 대표 브랜드인 ‘15분 도시’ 조성과 관련한 예산안은 거의 대부분 살아 남았다. 시의회 도시환경위원회가 심사한 15분 도시 정책 공모 등을 위해 필요한 132억 원을 비롯, 시가 제출한 관련 예산안이 상임위 계수조정 문턱을 넘은 것이다. 상임위마다 이 예산안은 계수 조정에서 변동 없이 예결특위로 넘어가면서 향후 예결위 심사에서 ‘15분 도시’ 예산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예산안은 공공기관장 인사 문제로 시와 시의회 간 갈등이 커진 상황이라 주목을 받았다. 이 때문에 ‘15분 도시’와 관련한 예산안의 삭감 여부가 공공기관장 임명 강행에 따른 시의회의 ‘정치적 보복’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다분히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한 상임위원장도 “일련의 인사검증 과정에서 충돌이 있었던 만큼 박 시장의 브랜드와 같은 사업 예산을 삭감한다면 시가 ‘정치적 보복’이라는 주장을 펼칠 것이 뻔하다”며 “이제 공을 넘겨 받은 예결특위에서 더욱 면밀한 심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예결특위에는 박 시장의 저격수로 불리는 노기섭 의원 등이 포함돼 ‘만만찮은’ 예산안 심사가 예상된다. 또 이번 예결특위에는 상임위원장 4명이 들어갔다. 이 때문에 상임위별 계수조정 내역이 예결특위에서 그대로 관철될 가능성이 커 예산안 심사의 마지막 관문인 예결특위의 권한이 상대적으로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송진영 최승희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