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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국의 정치 톺아보기] 갈 곳 잃은 靑心, 등 돌린 ‘이대녀(20대 여성)’…그 마음 훔친 자가 웃는다

게임체인저 된 2030세대

  • 선임기자 thrkk@kookje.co.kr
  •  |   입력 : 2021-11-15 19:58:25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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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e스포츠’소통 나선 李-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 대선 후보가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e스포츠 발전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 창립총회’에서 박정석 프레딧 브리온 단장으로부터 티셔츠를 전달받고 있다. 김정록 기자(왼쪽 사진), 文 축하 난 받은 尹- 국민의힘 윤석열(오른쪽) 대선 후보가 1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축하 난을 받고 있다. 김정록 기자)

- 유권자 1/3인 청년 영향력 막강
- 이번 대선 지역 아닌 세대 전쟁

- 홍준표 탈락에 표심 무주공산
- 각종 여론조사 무당층 40%대
- ‘지지후보 바꿀 수도’ 60% 육박
- 이재명·윤석열 구애 경쟁 총력

- 남성 집중 행보에 20대 女 반감
- 李·尹 뒤늦게 ‘여심 잡기’ 나서
- 젊은층 젠더 대결도 관전포인트

2030세대(18~39세)가 내년 대선의 ‘게임 체인저’로 급부상했다. 2030세대 남성의 인기를 끌었던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탈락하자 홍 의원을 지지했던 이들의 상당수가 “지지할 후보가 없어졌다”면서 중립지대로 옮겨갔고, ‘무주공산’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여야의 경쟁이 대선 초반전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4·7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등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인한 2030은 갈수록 정치적인 목소리를 높여나가고 있다. 2030세대 일부 남성이 전체를 대변하는 것으로 과대 포장되고 있다는 분석도 없지는 않지만, 이들의 목소리가 여론조사를 통해 전체의 목소리로 대변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불과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정치 무관심 계층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2030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벌써 내년 대선은 지역 구도가 아니라 전례 없는 세대 간 대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해지고 있다.

■2030의 힘…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BNB타워에서 열린 JP희망캠프 해단식을 마친 뒤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국제신문DB
지난 21대 총선 기준으로 볼 때 18, 19세(2.6%)를 포함한 2030세대의 유권자 비율은 34.0%였다. 과거 2030세대는 진보 진영 후보를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성향을 보였고, 5060세대는 보수 진영 투표 경향이 뚜렷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40대는 여당 지지가 확실하게 강하고, 60대 이상은 야권 지지 성향이 뚜렷하다. 2030세대는 진보 진영에서 이탈해 스윙보터로 자리매김하면서 새로운 정치 지형이 형성되고 있다.

2030세대의 투표 성향은 최근 들어 급변했다. 출구조사 기준으로 볼 때 지난 2017년 대선 때만 해도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믿음직한 지지층이었다. 그러나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표심은 정반대로 돌아섰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20대의 55.3%, 30대의 56.5%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선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20대 남성은 오세훈 후보를 선택했다는 응답이 무려 72.5%였다.

2030세대의 본인 중심 사고방식은 이념보다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 우선이다. 민주당에 등을 돌리기는 했지만 국민의힘에도 마음을 주지 않고 있어 지지 정당이나 후보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여론조사에서도 이 같은 경향이 확인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2030세대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무당층이 많을 뿐만 아니라 지지 후보에 대한 충성도 또한 현저하게 낮다.

코리아리서치와 케이스탯이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전국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95% 신뢰구간에 ±3.1%포인트)에서 18~29세 23%는 지지 후보가 없다고 대답했다. 전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30대가 20%로 뒤를 이었다. 이뿐 아니라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도 18~29세는 무려 63%였고, 30대도 47%였다. 5060세대의 22%보다는 2,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한국갤럽이 머니투데이 의뢰로 지난 8, 9일 전국 유권자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오차범위 95% 신뢰구간에 ±3.1%포인트)에서도 18~29세 응답자 22.9%, 30대 응답자 23.6%는 지지 후보가 없거나 모른다고 답변해 전 연령대 평균 13.6%를 압도했다.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 역시 18~29세는 69.1%, 30대는 61.0%로, 전 연령대 평균 34.5%보다 배 가까이 높았다.

2030의 투표율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19대 대선 때는 20대(19세 포함) 76.2%, 30대 74.2%로, 2030세대의 투표율 평균은 40대(74.9%)보다 높았다. 18대 대선 당시의 20대 69.0%, 30대 70.0%보다 각각 7.2%포인트, 4.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2030은 왜 분노했나

지난해 총선까지만 해도 민주당은 압승의 원인을 ‘2030세대의 높은 투표율’에서 찾았을 정도로 2030세대는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이었다. 하지만 조국 사태로 대표되는 ‘내로남불’ 및 ‘위선·불공정’과 LH 사태와 겹친 부동산값 폭등,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의 연이은 성추행 사건, 낮은 취업률로 상대적 박탈감과 함께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잃어버린 분노로 민주당으로부터 멀어졌다. 이들의 민심이 국민의힘으로 완전히 돌아섰다고는 할 수 없지만 기류가 확연하게 바뀐 것은 사실이다. 든든한 지지 기반을 놓친 민주당으로서는 뼈아픈 대목이기는 하지만 역대 선거에서 2030세대가 지금처럼 주목받았던 적은 없다.

2030은 진영보다 인물을 중요시한다. 그런데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의혹과 여배우 스캔들, 형수 욕설, 조폭 연루설 등 논란거리가 산적해 있고, 윤석열 후보 역시 ‘쩍벌’ 이미지가 첫인상인 데다 고발사주 의혹 및 가족에게 제기된 의혹과 잇단 말실수 등으로 2030세대와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청년층의 비호감도가 높다. 그래서 2030세대 남성 일각에서는 자신들을 ‘정치적 고아’라고 자칭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들은 이미 ‘힘자랑’을 통해 성과를 올리면서 자신감이 충만해져 있는 상태다. 특히 2030 남성은 정치 참여는 물론이고 정치 여론 형성에도 상당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SNS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이들은 4·7재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전폭 지지해 바람을 일으켰고,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서는 ‘30대 0선’의 이준석 대표 체제를 출범시켰다. 나아가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던 홍준표 의원을 적극 지지해 ‘무야홍 대세론’까지 이끌어내면서 홍 의원을 양강으로 끌어올렸다. 국민여론조사에서는 오히려 윤석열 후보를 앞질렀다. 대선이라고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다. 2030세대는 더는 과거의 정치 무관심층이 아니다. 자신의 입장을 대변해주고 이익을 실현해줄 후보, 더 나아가 ‘내 삶을 결정할 수도 있는 후보는 내가 선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대녀’는? …‘젠더 대결’도 주목

여야 대선 후보가 2030 세대 표심 잡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사이 20대 여성(이대녀)의 표심은 갈 곳을 잃고 있다. 20대 여성도 2030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은 맞지만, 2030이 최근 들어 정치적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남성을 대표하고 있다는 점에서 20대 여성의 표심과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래서 여야 대권 주자가 2030에 집중할수록 20대 여성층에서는 “우리는?”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여야 두 후보에 대한 ‘이대녀’의 거부감은 여론조사에서도 잘 나타난다. 리서치뷰가 지난 6일부터 이틀간 전국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 가상대결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구간에 ±3.1%포인트)에서 18, 19세를 포함한 20대 여성층에서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46%로, 30대 여성(70%)이나 같은 연령대 남성(이대남)의 응답(66%)보다 훨씬 낮았다. 대신 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18%로 ‘이대남’의 1%와는 근본적인 차이를 보였다. 모름·무응답도 ‘이대녀’는 23%로, ‘이대남’(16%)보다 오차범위 밖인 7%포인트 높았다.(이상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윤 두 후보가 최근 2030 남성 유권자들에게 집중하고 있는 점도 ‘이대녀’들의 반감을 높이고 있다.

민주당 이 후보는 지난 8일 당 선대위에서 ‘2030의 홍준표 지지는 여당의 페미니스트 정책 탓’이라는 온라인 게시글을 공유했다가 ‘반(反) 페미니즘’ 메시지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는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고 물러섰다. 이 후보는 또 “남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것도 옳지 않다”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2030 여성의 반발이 이어지자 “실제로 여성을 위한 할당제는 거의 없고, 공무원 시험에서는 남성이 오히려 혜택을 본다”고 말하는 등 2030 여성 유권자 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윤 후보도 “여성가족부가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했다”면서 ‘양성평등가족부’로 바꾸겠다고 공약했다. 성범죄와 관련해 남성 중심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무고죄 처벌 강화’도 약속했다. “저출산은 페미니즘 탓”이라는 말로 2030 여성의 반발을 자초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번 대선은 ‘페미니스트’가 주목받던 지난 대선과는 확연히 다른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2030 젠더 대결’은 이번 대선을 보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선임기자 thrk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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