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의 대진표가 확정됐다. 여야 대선 후보들이 내놓는 국정운영 비전과 정책은 유권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잣대 가운데 하나다. 국제신문은 지금까지 드러난 내용을 중심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정치개혁, 부동산, 재정·세제, 외교·안보, 검찰·사법제도, 교육·복지 등 6개 분야 주요 공약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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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국민의힘 윤석열 |
◇ 20대 대통령 후보 주요 공약 비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 국민적 합의를 거친 ‘단계적 개헌’
- 임기 내 주택 250만 호 공공부문 통해 공급
- 세종특별자치시와 제주특별자치도 완성
-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문재인 정부 검찰 개혁 방향을 이어받는다는 입장
- 연 200만 원 청년기본소득 보장
- 공교육 혁신, 역량강화 교육 등으로 인재 양성
- 어르신 방문간호·의료 서비스 전국 인프라 확대
- 강력한 신산업 육성 정책, 주 4일제 도입
□ 국민의힘 윤석열
- ‘헌법적 대통령제’ 복원
- 원가 주택 등 250만 호 공급
- 지방에 행정 권한과 예산 파격적으로 위임
- 권력기관 관할하는 청와대의 사정 기능을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
- 지역특화형 ‘청년 도약 베이스캠프’ 설치
- 대입 제도 단순화, 사교육 의존도 낮출 것
-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확대
- 불필요한 규제 혁파, 52시간 근무 유연제
# 李 “자치연방공화국” 尹 “행정수도 명문화”
■ 지방분권·정치개혁
균형발전을 위한 지방분권에는 두 후보 모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세종특별자치시와 제주특별자치도 완성을 최우선 공약을 내걸고 있다. 경선에서 경쟁했던 민주당 김두관 의원의 ‘5극2특 자치연방공화국’ 구상도 자신의 균형발전 공약에 녹여내겠다고 공언한다. 아울러 강원과 충청, 호남을 잇는 ‘강호축’을 균형발전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윤 후보는 지방에 행정권한과 예산을 파격적으로 위임, 실질적인 지방자치를 이루겠다는 생각이다. 지역공약으로 ‘2027년 국회 세종의사당 개원 및 대통령 제2집무실 설치’를 발표한 바 있다. 윤 후보는 세종시 행정수도 명문화를 위한 개헌에는 비교적 전향적 태도를 보인다.
대선철만 되면 불거지는 헌법 개정 논의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탄력을 받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후보 모두 개헌 속도조절론에 기운 상태여서다.
이 후보는 개정이 필수 불가결한 헌법 조항이 있다면 국민적 합의를 거친 ‘단계적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내걸고 있어 주목된다. 윤 후보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헌법적 대통령제’ 복원으로 풀어내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 李 “분배를 통한 성장” 尹 “성장을 통한 분배”
■ 재정·경제
이 후보는 국토보유세와 탄소세 등을 신설하고 재정구조를 개혁해 연 100만원 기본소득, 무주택자에 질 좋은 공공주택 100만호를 공급하는 기본주택, 최대 1000만 원 마이너스 통장을 제공하는 기본대출 등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분배 정의를 세워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이를 토대로 경제 성장을 이끈다는 구상이다.
윤 후보는 ‘민간이 중심이 되고 정부가 돕는 경제생태계 복원’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강조한다. 스타트업,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이어지는 기업 성장 사다리를 복원해 대한민국 성장엔진을 가동하고, 규제 혁파와 정부 조직 개편 등을 통해 민간 주도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청년층 지원은 취약계층 청년에 맞춤형으로 한다.
이 후보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하고 직접 피해를 본 소상공인 손실보상의 하한액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윤 후보는 당선되면 취임 후 100일 이내 대통령 직속 ‘코로나 긴급구조 특별본부’를 설치하고 대대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보편 지원이 아닌 피해 계층 선별 지원으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 李 “수사·기소 분리” 尹 “靑 사정기능 제한”
■ 검찰·사법제도
이 후보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 방향을 이어받는다는 입장이다. 그는 다른 분야들처럼 ‘최대치’의 개혁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약속해왔다. 이 후보는 지난 8월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주최 토크콘서트에서 “조국 장관님처럼 검찰이 기소하기로 딱 목표를 정해서 나올 때까지 탈탈 털고, 허접한 것까지 다 걸지 못 하게 하는 방법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소 여부를 검사가 아니라 배심원이 결정하는 대배심제 도입으로 검사 개개인의 권한을 축소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윤 후보는 검찰보다는 권력기관을 관할하는 청와대의 사정 기능을 제한해야 한다고 본다. 그는 지난 7월 언론 인터뷰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고 대통령의 권한 행사가 헌법·법률에 맞는지 검토하는 부서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경찰 등 권력기관 개혁 문제에는 이번 정부의 조치를 급격히 뒤집기보다는 문제를 보완하는 형태로 대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자신을 수사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해서는 “어차피 만든 건데, 공수처가 더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 李 “김정은 만나 풀겠다” 尹 “남북미 3자 대화”
■ 외교 안보
두 후보는 대북 기조와 북핵 문제 접근법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이 후보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문재인 정부가 북미·남북 간 자임했던 ‘한반도 운전자’ 역할론을 이어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문재인 정부 시기 한반도 정세 변화를 이끌었던 대북 ‘톱다운’ 외교에 유효 및 연속성을 부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비핵·변환구상’을 내세운 윤 후보는 ‘예측 가능한 대북정책’을 통해 “주종관계로 전락한 남북관계를 정상화한다”는데 무게를 실었다. 한미 확장억제 강화를 통해 고도화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억제하는 데도 강조점을 뒀다. 여러 방면에서 충돌하는 미중 경쟁 구도와 관련한 한국의 접근법과 관련해서는 이 후보가 실용 외교를, 윤 후보는 대미 공조에 힘을 실으며 뚜렷한 색채를 드러냈다.
2030 표심에 영향을 미칠 모병제에 대해서는 두 후보의 발언이 엇갈렸다. 이 후보는 지난달 1일 “선택적 모병제를 도입하겠다”며 “병역 대상자가 단기간 복무하는 징집병과 중기간 복무하게 되는 전투 부사관 중에 선택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윤 후보는 같은 날 “모병제라든지, 정시 100% 확대, 사시 부활이란 말이 시원해 보일진 몰라도 청년 전체에게 도움이 될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 李 “공공주택 늘릴 것” 尹 “민간 주도로 공급”
■ 부동산 문제 해법
두 후보가 부동산 문제에 대한 근본 해법으로 ‘공급 확대’를 제시하고 있지만 이 후보는 ‘공공 주도’, 윤 후보는 ‘민간 주도’를 각각 강조하며 각론에선 분명한 시각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이 후보는 임기 내 공급을 약속한 주택 250만호 중 최소 100만호를 ‘기본주택’으로 배정하겠다는 구상이다.
기본주택이란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건설원가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역세권 등에서 30년 이상 거주 가능한 공공주택을 말한다.
윤 후보는 민간 재개발·재건축 관련 규제를 풀어 도심 주요 지역의 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겠다고 공약했다. ‘기본주택’을 내세운 이 후보에 맞서 윤 후보는 ‘원가주택’과 ‘역세권 첫 집’을 들고나왔다. 원가주택은 시세보다 싼 원가로 주택을 분양한 뒤 5년 이상 거주하면 국가에 매각해 시세 차익의 70% 이상을 보장받도록 한 주택이다. 5년 임기 내 30만호 공급이 목표다.
이 후보는 국토보유세를 도입해 현재 0.17% 수준인 부동산 보유 실효세율을 1%까지 끌어올려 투기수요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윤 후보는 종합부동산세 전면 재검토 등 부동산 관련 세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고 공약했다.
# 李 “청년소득 100만 원” 尹 “고용 세습 등 타파”
■ 복지·교육 정책
두 후보의 복지·교육 정책은 ‘MZ세대’라 불리는 청년층 표심을 겨냥하고 있다.
청년 복지 분야에서 이 후보는 연 200만 원의 청년기본소득을 공약했다. 2023년부터 19∼29세 청년들에게 연간 100만 원의 청년기본소득을 지급하고, 보편 기본소득과 합하면 자신의 임기 말에는 1인당 2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는 구상이다. 윤 후보는 노조의 고용 세습과 편법적인 친인척 고용 승계를 차단해 공정한 취업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부모의 빚 대물림으로 꿈을 실현하지 못할 위기에 처한 청년을 위한 자립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지역특화형 ‘청년 도약 베이스캠프’를 설치해 모든 청년에게 상담·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교육 분야를 보면 이 후보는 공정한 경쟁을 위한 규제는 강화하고 경쟁과 혁신을 막는 규제는 철폐하는 ‘규제합리화’를 추구하겠다면서 공교육 혁신, 평생교육 시스템 확충, 역량강화교육 등으로 미래형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복잡한 대입 제도를 단순화해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고 ‘아빠 찬스’ 논란을 불러온 현행 학생부 종합전형의 불공정성 시비와 특혜입학 논란을 최소화하도록 정시 비율을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이병욱 기자 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