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빅2’인 부산교통공사와 부산도시공사 신임 사장 후보자에 대한 부산시의회의 인사검증회가 막을 내리면서 시의회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시의회 공공기관장 인사검증특별위원회는 4일 회의를 열어 한문희 부산교통공사 사장 후보자와 김용학 부산도시공사 후보자에 대한 청문 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이날 채택되는 보고서는 신상해 의장의 결재를 거쳐 오는 8일까지 시에 전달된다.

3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 특위 위원을 중심으로 두 후보자 모두 ‘부적합’ 판정을 내려야 한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검증회가 열리기 전부터 두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많았다. 한문희 후보자는 과거 한국철도공사 재직 당시 부당노동행위 전력이 있는 탓에 부산지하철노조가 강하게 반발했다. 김용학 후보자는 경기도시공사 사장 인사청문회에서 경기도의회가 ‘부적합’ 판정을 내린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 2일 열린 인사검증회에서도 이 같은 부분이 쟁점이 됐고, 민주당 시의원들이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민주당 시의원들은 2018년 첫 공공기관장 인사청문회에서 두 명의 후보자가 ‘부적합’ 판정을 받은 뒤 자진사퇴한 점을 거론하며 압박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특위 위원은 “김용학 후보자는 경기도의회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는데, 부산에서 그냥 통과시킬 수는 없는 것 아니냐. 한문희 후보자도 노조와 화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민주당 위원 대부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 명 정도는 통과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공기업 수장 공백 사태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두 사람 모두에게 부적합 판정을 내리면 ‘시정 발목잡기’라는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A 시의원은 “치명적인 흠결이 드러나지 않는 이상 두 후보 모두를 낙마시키기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상해 의장은 “특위의 결정을 최대한 존중하되,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종합적인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물론 박형준 시장이 시의회의 결정을 그대로 따를 의무는 없다. 그러나 줄곧 시의회와의 협치를 강조해온 박 시장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 관계자는 “두 후보자 모두 내부적으로 검증을 끝냈고, 자질이나 도덕성에서 큰 흠결이 없다고 본다. 의회에서도 합리적인 판단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