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선이 중요한 변수로 떠올라
- 류영진·강윤경 등 이재명 지지
- 이낙연 측엔 배재정·최택용 등
- 결과 따라 입지 다지거나 위태

더불어민주당이 10월 중으로 대선 후보를 최종 확정한 뒤 대선 준비를 위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설 예정이어서 지역 정가의 관심이 집중된다. 부산은 다른 지역보다 위원장 교체 대상인 지역위원회가 많은 데다, 원외 지역위원장의 경우 대선 후보별로 지지가 뚜렷하게 나뉘어 경선 결과에 따라 메가톤급 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민주당에 따르면 현재 부산 18개 지역위원회 가운데 현역 국회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남을(박재호) 사하갑(최인호) 북강서갑(전재수)을 제외한 15개 지역위원회 대부분 개편 대상에 포함된다. 이들 지역위 가운데 7곳(해운대갑·해운대을·부산진갑·사하을·동래·기장·서동)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두 곳(사상·남갑)은 위원장이 공석인 ‘사고 지역위’로 남아 있어 우선 교체 대상이다. 특히 현직 구청장이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지역위(해운대갑·사하을·서동)는 이번 개편 때 무조건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대선 경선이 조직 개편에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조직 개편은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조사를 바탕으로 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중심이 돼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대선을 앞둔 경우 후보에게 무게 중심이 쏠리면서 조직 개편에 후보의 의중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공통된 의견이다. 대선 경선 결과가 조직 개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부산 원외 위원장은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지지로 뚜렷하게 나뉜다. 류영진(부산진을) 강윤경(수영) 최지은(북강서을) 박영미(중영도) 위원장은 이 지사에 대해 공개 지지를 선언하고 이재명 후보 만들기에 올인하고 있다. 이 가운데 류영진 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지난해 총선 전후로 위원장에 임명돼 상대적으로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지사가 최종 후보로 선출되면 입지를 다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위원장 자리가 위태로워 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무성(금정) 위원장과 배재정(사상) 박성현(동래) 최택용(기장) 전 위원장은 이 전 대표 측 인사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배 전 위원장은 캠프 대변인을 맡아 가장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고, 나머지는 캠프 직함은 없지만 이 전 대표를 돕고 있다. 이 전 대표가 후보로 확정되면 3명의 전직 원외위원장은 ‘화려한 복귀’를 꿈꿀 수 있지만, 이 지사가 당선되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들 모두 전직 지역위원장을 비롯한 당내 경쟁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 여권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조직이 와해된 곳이 아님에도 지역위원장을 교체하면 지역을 둘로 쪼개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면서도 “역대 대선 경선에서 이번 만큼 후보별로 지지가 나뉜 적이 없는 만큼 조직 개편의 폭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