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재정 정부 입김에 좌지우지 우려
- 자율성 저해 재정분권 취지 어긋나
- 균형위 참여 등 운영안 재설계 절실
내년 2분기부터 도입되는 1조 원 규모의 지방소멸대응기금 심의·운용이 중앙부처에 좌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금 배분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방소멸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주도권 확보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정책위의장) 의원은 27일 “지방소멸대응기금이 중앙정부의 지나친 간섭으로 되레 지방재정의 자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운영방안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낙후지역의 인프라 확충 및 수도권 격차 해소를 위해 신설되는 지방소멸 대응기금은 재정분권 2단계 추진방안에 포함된 핵심 내용 중 하나다. 행정안전부가 기획재정부로부터 확보한 예산 1조 원을 기금에 교부하고 광역 25%, 기초 75% 배분을 원칙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행안부의 기금 운영방안에 따르면 지방정부가 기금 확보를 위해 상생기금조합에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다시 기금운용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하도록 돼있다. 그런데 심의위원회는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협의체로 구성돼 지자체의 지방소멸대응기금 확보가 사실상 중앙부처 심의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박 의장은 “재정분권을 위해 신설된 지방소멸대응기금 운영방안이 중앙부처의 입김에 좌지우지될 여지를 남긴 것은 지방자주재원 확보라는 지방분권 취지에 크게 벗어난다”면서 “중앙부처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지역소멸지수 및 낙후도 등 객관적 지표를 통해 합리적 분배가 가능하도록 운영방안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지자체 입장에서는 기금을 쥐고 있는 기재부와 행안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면서 “기재부나 행안부는 손을 떼고 차라리 대통령직속 균형발전위원회나 외부 전문가들이 관여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지역상생발전기금 운용 사례 등을 봐도 중앙부처의 실무적 지원 역할은 필요하기 때문에 완전히 손을 떼기보다는 주도권을 지역에 넘기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지방세연구원 한재명 연구위원은 “그동안 기재부가 재정을 보수적으로 관리해왔기 때문에 지자체 입장에서는 이번에도 기금 배분을 통해 지역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삼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면서 “다만 지자체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고 지자체협의회만으로는 매끄러운 결론에 도달하기 힘든 측면이 있기 때문에 중앙에서 조정자·조율자가 필요하고, 행안부 정도는 참여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