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이 문재인 정부 내 사실상 어려워진 가운데 최근 당정에서 엇갈린 메시지가 나와 혼란을 주고 있다.
대통령 직속 균형발전위원회 김사열 위원장은 지난 2일 청와대 지역기자단 간담회에서 “지난해 청와대에 공공기관 2차 이전 관련 로드맵을 이미 보고했는데 정무적 판단으로 미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런데 며칠 뒤인 지난 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부겸 국무총리는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청와대에 보고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의 질의에 “균형발전위원회가 초안을 잡고 있다”고 전혀 다른 언급을 했다. 김 총리는 계속된 질의응답 과정에서 공공기관 2차 이전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사실상 차기 정부로 공공기관 이전 과제를 넘겼다. 이에 송 의원은 “다음 정부에서 실행을 하더라도 이번 정부에서 레일은 깔아줘야 한다”면서 “(행정위가 아니라 자문위 성격인) 균형발전위원회가 이를 추진하면 행정권 남용이자 법 위반이 되는 만큼 총리실에서 이를 주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부울경 메가시티 등 각 지역의 핵심사업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2차 공공기관 이전을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전 시기를 못 박지 않은 채 또다시 ‘립서비스’를 한 셈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공공기관 2차 이전을 대대적으로 띄웠으나 수도권 표심과 이전 기관 노조 및 경영진의 반발 등을 우려해 속도를 내지 못했다. 다시 대선을 앞두고 지역 표심을 의식한 당과 대선 주자들이 2차 공공기관 이전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걸 수 있는 상황이다. 송 의원은 “질서 있게 추진되지 않으면 자칫 심각한 국론 분열과 희망고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총리는 “다음달께 중앙-지방협력회의가 열릴 텐데 그때 공공기관 2차 이전이 주요의제가 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