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평가 끝나, 정권교체 새 역할 찾을 것”
- 지지율 미미, 완주 의미 없단 판단 풀이
- 차차기 대선 노리고 지사 경쟁 나설 듯
국민의힘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사진) 의원은 17일 “걸음을 여기에서 멈추려 한다”며 대선 출마를 포기했다. 지지율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한 것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의원의 몸집이 가벼워지면서 내년 지방선거 경남도지사 국민의힘 공천 경쟁에서 ‘김태호 변수’가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번 대선 국면에서 제 역할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이미 끝난 듯하다”고 중도 사퇴를 선언했다. 지난달 15일 ‘공존의 정치’를 내걸고 출마를 선언한 뒤 33일 만이다. 그는 출마 포기 이유에 대해 “아직 많이 부족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전자도 나르고, 선수 어깨도 주무르고, 선수들이 더 높이 도약할 수 있게 기꺼이 무릎을 꿇고 엎드리겠다”고 향후 역할을 밝혔다. 이어 다른 주자들에게 “분열은 필패의 길이다. 정권 교체의 염원을 잊지 말아달라. 세 싸움이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를 갖고 치열하게 싸워달라”고 당부했다.
김 의원이 대선 경선이 본격화하기도 전에 출마를 포기한 것은 완주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는 13명의 대선주자가 몰린 이번 경선에서 의미있는 지지율을 얻지 못한 상황이었다. 경선 버스가 출발하고 나면 중도 하차의 명분을 찾기가 어렵고, 컷오프의 수모를 당할 수도 있다.
김 의원의 다음 행보는 내년 경남지사 도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김경수 전 지사의 공백으로 경남지사 선거전이 조기에 불붙고 있는 상황에서 김 의원이 가세하면 국민의힘 경선판의 태풍의 핵이 될 수 있다. 그는 경남 정치권에서 적지 않은 자산을 쌓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싹쓸이한 2018년 6월 지방선거 때 김 의원은 당시 김경수 전 경남지사(52.81% )에게 42.95% 지지율로 석패하면서 저력을 보여준 바 있다. 패배 가능성이 컸던 당시 선거 때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경남 의원들은 원외에 있던 김 의원을 출마시키기 위해 삼고초려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차기 경남지사를 차차기 대선 도전의 발판으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차기 대권을 노린 이재명 경기지사와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 광역단체장의 도전이 잇따르고 있고, 차차기 대선에서 이 같은 흐름은 더욱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등이 재선에 성공하면 단번에 대권 주자군으로 오를 수도 있다. 김 의원 측 핵심 인사는 “지금은 정권 탈환에 기여한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며 “다음 행보도 정권을 탈환한 뒤에야 고민할 문제다”고 말했다. 당 최고위는 논란이 됐던 18일 예정된 토론회를 취소하고 25일 토론회도 정견발표회로 대체하기로 했다.
박태우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