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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국의 정치 톺아보기] 친문 ‘빅3 캠프’로 헤쳐모여…윤석열계 vs 최재형계 세대결

여야 계파구도 재편

  • 선임기자 thrkk@kookje.co.kr
  •  |   입력 : 2021-08-02 19:56:11
  •  |   본지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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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주민·이재정, 이재명 진영 합류
- 친문 일부는 이낙연·정세균 선택
- 與 대선 앞두고 새 주류 탄생 예고

- 국힘 원내외 당협위원장 尹 호위
- 박대출·김미애 등은 崔 공개 지지
- 원희룡·윤희숙도 세력화 가능성
- 김태호 “계파정치 부활” 견제구

국민의힘 입당 시점을 놓고 저울질을 계속해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30일 전격 입당함에 따라 보수 야당의 계파구도가 꿈틀거리고 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이은 윤 전 총장의 입당으로 국민의힘은 대선 후보경쟁에 중대 변곡점을 맞았다. 또 예비후보 간 세 확장 경쟁도 본궤도에 올랐다. 윤 전 총장은 입당하기 전부터 원내외 당협위원장 110 여 명이 사실상 지지 선언을 함으로써 ‘친윤(친윤석열)계’의 결성을 예고했고, 한발 앞서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한 원내외 당협위원장들의 지지 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월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선 출마 선언이 열린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 지지자들이 모여 응원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달 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지지 모임인 ‘별을 품은 사람들’이 개최한 대선 출마 촉구 기자회견에서 지지자들이 손팻말과 깃발을 들고 있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초반전은 ‘친윤 vs 친최(친최재형)’의 새로운 계파 경쟁 양상을 보이는 셈이다.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가 사실상 소멸한 상태에서 유력후보의 등장으로 힘이 쏠리면서 계파 구도가 재편되고 있다. 당내에서 유명무실해진 계파가 다시 꿈틀거리자 경쟁자들은 벌써 “계파정치가 부활하고 있다”면서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대선 후보를 내세우는 데 실패한 친문(친문재인)계가 분화되면서 계파 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여야 할 것 없이 새로운 주류 계파의 탄생이 예고된다.

■ 친문, ‘친명’이냐 ‘친낙’이냐

‘노무현·문재인의 적자(嫡子)’로 인식돼온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댓글 여론 조작 혐의로 지난달 21일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으면서 ‘친문계’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게 됐다. 주류 진영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김 전 지사가 구속되면서 마지막 희망이 사라졌고, 각자도생의 길로 접어든 것이다. 친문 핵심진영이 ‘반(反)이재명’을 줄기차게 외쳐왔음에도 강성 친문으로 분류되는 박주민 이재정 의원이 지난달 말 이 지사 지지를 선언하고 경선 캠프에 합류한 것을 보면 친문의 분화는 이미 막바지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닐 듯하다. 한 친문 핵심 의원은 “이미 친문 진영의 이름으로 움직이기에는 너무 뿔뿔이 흩어져 버렸다”며 “지금으로서는 가만히 지켜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무력감을 토로했다.

친문 의원들은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진영 등으로 분열됐다. 누가 후보가 되건 친문은 소멸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정권이 교체된다면 말할 것도 없고, 정권을 재창출한다고 하더라도 ‘친문’은 계파로서의 존재감을 이어갈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 자리에는 ‘친명(친이재명)’이 되건 ‘친낙(친이낙연)’이 되건 아니면 다른 주자가 되건 어쨌거나 새로운 계파가 자리 잡을 수밖에 없다.

이 지사가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면 친문 세력은 완전히 찬밥 신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이 지사의 캠프에 합류한 친문의 경우 정치생명이야 연장되겠지만, ‘명찰’은 더는 친문이 아닌 신주류가 된 ‘친명’으로 바꿔 달아야 한다. 이낙연 전 대표가 후보가 되면 이 지사보다 차별화 강도는 낮을 수 있겠지만, 더는 ‘친문’이 아닌 ‘친낙’(친이낙연)계로 분류된다는 점은 마찬가지다. 과거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언급했던 ‘친노 폐족’ 발언을 실감할 수도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 몸을 담은 현역 의원 숫자는 이 지사 캠프 43명, 이 전 대표 39명, 정세균 전 총리 27명 등으로 분석되고 있어 ‘계파’로 불리기에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규모다. 민주당 전체 의원 수를 고려할 때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 신주류 계파를 자청하는 의원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 국민의힘, 친윤 vs 친최·비윤?

국민의힘의 계파 전쟁은 뿌리가 깊다. 전신인 한나라당 때부터 새누리당, 자유한국당을 거쳐오면서 친이계와 친박계가 극심하게 대립해왔다. 양 계파의 뿌리 깊은 대립은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이어졌고, 계파정치로 인한 보수 분열은 정권을 넘겨주게 되는 근본 원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두 전직 대통령이 수감되면서 계파는 사실상 실종됐고, 이 같은 ‘학습효과’로 인해 국민의힘 내에서 계파 정치에 대한 거부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는 것도 사실이다. 윤석열 최재형 두 예비후보가 입당하기 전까지만 해도 국민의힘 내부에 ‘○○○계’라는 구분은 사실상 없었다. 당내 유력주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유승민계’로 불리는 원내외 당협위원장이 일부 있었으나, 유 전 의원의 지지율이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확장성을 상실해 별다른 의미가 부여되지 않았다.

그런데 유력 대권 주자들이 입당하면서 헤쳐모여를 통해 ‘윤석열계’와 ‘최재형계’라는 새로운 계파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친윤계가 주도권을 잡게 되면서 친최계가 비(非)윤석열 세력을 결집해나갈지도 주목된다. 윤 전 총장은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입당 전부터 당내 이준석 대표와 주도권 다툼을 할 정도로 당내 세력을 형성해왔다. 이 대표가 틈날 때마다 윤 전 총장을 압박했으나,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내부 지지세력의 도움을 받아 ‘상륙작전’ 하듯이 입당했다. 소속의원 103명 가운데 40명이 사실상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연판장에 서명했고, 곧이어 원외 당협위원장 142명 가운데 72명이 입당촉구 성명을 발표했다. 이처럼 국민의힘 내에서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세력은 입당 전 사전 정지작업을 통해 ‘힘자랑’을 하면서 ‘친윤계’의 탄생을 선언했고, ‘친윤’이라는 표현이 공공연하게 사용될 정도로 세력을 확장했다.

이 대표는 특정 주자에게 ‘꽃길’을 깔아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윤 전 총장은 결국 원내외 당협위원장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이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등 ‘빅2’가 당내에 부재중인 상황에서 당을 접수하듯 입당했다. 윤 전 총장의 한 측근 인사는 “선제적으로 국면을 주도해나가겠다는 윤 전 총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윤석열의 근성이 잘 드러난 장면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현시점에서 ‘친윤’에 맞설 계보는 ‘친최’라고 할 수 있다. 최 전 원장의 입당 직후 박대출 조해진 김미애 김용판 서정숙 정경희 조명희 조태용 의원 등이 합류했고, 4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때는 좀 더 많은 의원이 지지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로는 대선주자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현역 의원이 참여하는 캠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원외위원장도 상당수가 참여하기로 했다고 한다.

캠프 진용이 완비되면 친윤과 친최 진영에서는 세 확산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게 된다. 특히 윤 전 총장이나 최 전 원장은 정치 신인인 만큼 세를 불리는 과정에서 마찰도 적지 않을 것이고, 친윤 vs 반윤의 감정싸움으로 번지게 된다면 지지층이 분열되는 부정적인 측면도 부각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아직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원희룡 김태호 윤희숙 등 다른 주자가 치고 올라온다면 또 다른 계파가 탄생할 수도 있다.

■‘계파정치 = 구태’?

국민의힘 내부에서 ‘친윤계’의 등장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권 출마를 선언한 김태호 의원은 SNS에 “당이 또다시 계파로 분열되는 듯한 징후들이 보도되고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면서 “계파 갈등의 쓰라린 상처가 아직도 남아있는데, 또다시 계파 논란에 휩싸여야 하겠나. 친이·친박 계파 갈등으로 보수가 침몰했다는 아픈 경험을 새겨야 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전·현직 의원들이 대선 캠프에서 역할을 하는 것을 두고 ‘줄 세우기’로 내몰아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과거처럼 계파 보스가 정치자금을 나눠주고 일사불란하게 줄을 세우는 의미의 계파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권력을 잡기 위한 계파 형성은 자연스러운 연대라고 할 수 있다”면서 “역할 분담을 통해 정권을 창출하고, 일정 분야의 자리를 나눠 가지는 것은 어떻게 보면 정치 참여의 본질이라고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선 이후의 자리 경쟁을 염두에 두기 시작하면 캠프 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경쟁이 과열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무리수를 두게 되고 과잉 충성으로 연결되는 점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한 유력 예비후보의 대선 캠프에 깊숙이 관여한 한 의원은 “아름다운 경선은 있을 수 없다. 경쟁이 과열되면 ‘신사협정’도 통하지 않는다”며 “‘all or nothing(전부 아니면 전무)’의 게임에서 어떻게 과열되지 않고, 갈등이 없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계파정치는 피할 수 없고, 이합집산은 정치의 본질이기도 하다”며 “윤 전 총장이나 최 전 원장의 지지율이 급락한다면 당내에 ’친윤’이나 ’친최’가 존재할 수 있겠느냐. 결국 본인의 ‘실력’에 따라 계파의 결속력이 결정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임기자 thrk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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