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 넘기면 비판여론 거셀 듯

부산시의회 예결특위 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촉발된 더불어민주당 내부 갈등(국제신문 15일 자 4면 등 보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갈등 당사자 양측 모두 조속히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부산시의회에 따르면 신상해 의장과 조철호 원내대표 등 원내대표단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예결위원직을 사보임한 의원들과 접촉해 사임 의사를 철회하도록 거듭 설득에 나섰다. 그러나 해당 의원들은 위원장 재선거를 요구하며 맞서면서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의원들 역시 위원장 재선출이 이뤄지지 않으면 예결위 활동을 보이콧하겠다고 경고해 실타래가 점점 꼬이는 모습이다.

원내대표단은 현실적으로 재선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철호 원내대표는 “절차상 재선거를 하려면 위원장의 자진사퇴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선출된 위원장을 사퇴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민정 위원장 역시 사퇴 의사가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대표단은 사보임한 의원들이 철회하지 않으면 소속 상임위에 예결위원 재추천을 요청할 예정이지만, 해당 상임위원장들은 ‘거부’ 의사를 밝힌 상태여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재추천이 없으면 결국 원내대표가 임의로 예결위원을 재선임해야 하는데, 이 경우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원내대표단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양측이 극한의 대치를 이어가는 상황 속에서 현실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위원장 자진사퇴와 재선거가 힘들다면, 이번 사태 촉발의 원인을 제공한 원내대표단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원내대표단 7명 중 이동호 정책위의장(부의장)과 조철호 원내대표를 제외한 5명이 예결위원에 포함되면서 원내대표단의 ‘독주’에 대한 반발이 거센 만큼 이들 중 일부 또는 전원을 교체하는 방안이 대두된다. 민주당 A 시의원은 “의장 추천 몫으로 배정된 예결위원을 포함해 최소 2명 이상의 예결위원을 교체하지 않는 이상 사태가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예결위원들이 원내대표단 내 직함을 던지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파동이 주말을 넘겨 다음 주까지 이어지면 ‘밥그릇 다툼’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반대파’도 일종의 ‘출구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다음 주부터 시의회는 박형준 부산시장 등 시 집행부를 상대로 시정질문에 나서는데, 당내 갈등으로 인해 ‘화력’이 집중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반대파 역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민주당 B 시의원은 “당 내부에서도 ‘적전 분열’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 양측이 조금씩 양보해 조속히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