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尹·金 “우리나라 구하신 영웅”
- 세 사람 간 대면 이뤄지지 않아

국민의힘 밖의 유력한 보수 잠룡으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8일 처음으로 만났다. 최 전 원장의 부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이 이날 별세한 것이 계기가 됐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8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 빈소에서 조문객을 맞고 있다. 연합뉴스

김 전 부총리와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찾아 최 전 원장을 조문했다. 김 전 부총리와 윤 전 총장이 시차를 두고 빈소를 찾아 세사람 간 대면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빈소에 도착한 윤 전 총장은 40여분 간 머무르며 조문하고 최 전 원장과 대화를 나눴다. 윤 전 총장은 조문 후 기자들에게 “(최 전 원장이) 정치를 하느냐 안 하느냐와 관계없이 존경받는 감사원장이었고, 작고하신 어르신은 6·25 전쟁 때 나라를 지켜 모든 국민이 존경하는 분”이라며 “당연히 와야 할 자리”라고 말했다. ‘최 전 원장과 정치적 공감대가 커졌는가’라는 물음에 윤 전 총장은 “그건 너무 많이 나간 추측”이라면서 “그런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조문을 한 김 전 부총리는 기자들에게 “(최 전 원장의) 어른께선 우리나라를 구한 구국의 영웅이시니 조문하러 왔다”고 말했다.

이날 93세의 일기로 별세한 최 전 대령은 대한해협 해전의 영웅으로 불린다. 고인은 6·25 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6월 26일 새벽 무장병력 600여 명을 태우고 동해상에서 남하해 부산으로 침투하려던 북한 1000t급 무장 수송선을 대한해협에서 격침하는 데 결정적 공을 세웠다. 대한해협 해전은 6·25 전쟁에서 우리나라 해군의 첫 승전 사례다. 전승비는 부산 중구 중앙공원에 있다. 승전 이후 인천상륙작전 등 6·25 주요 전투에 참전해 공을 세웠고, 1964년 우리나라 최초 구축함인 충무함의 제2대 함장이 됐다.

강원도 평강에서 태어난 고인은 해방 후 온 가족이 월남한 실향민이다. 최 전 원장은 부친의 근무지였던 경남 진해에서 태어났다. 그는 사의 표명을 앞둔 시점에서도, 전날 정치 참여를 선언하기 전에도 부친과 상의해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최 전 원장은 부친의 유언과 관련, “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의식이 있으실 때 글씨로 ‘대한민국을 밝혀라’ 그렇게 한 말씀 해주셨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육성으로는 “소신껏 하라” “신중하게 선택하라”는 당부를 했다고 최 전 원장은 덧붙였다.

정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