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독 선임 난항에 차선책
- 韓대표기업 총출동 기대 속
- 市 "역할분담 곤란" 우려도

국내 5개 대기업 그룹이 2030부산 월드엑스포 ‘공동 유치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정부와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유치 신청이 임박한 가운데 난항에 빠진 유치위원장 선임 문제(국제신문 지난 7일 자 1면 등 보도)의 실타래가 풀릴 기미가 보이면서 엑스포 유치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진다.

부산시 최고위직 인사는 8일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5개 그룹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정부와 함께 엑스포 유치위를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했고, 5개 그룹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5개 그룹을 대표하는 위원장 선임과 관련, “해당 그룹의 총수나 혹은 역할을 위임받은 대표도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5개 그룹이 함께할 수 있는 틀을 만들고 있는데, 공동 유치위원장 같은 일종의 집단지도체제 형태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공동 유치위 참여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5개 그룹은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 LG 한화 등 대기업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지난 7일 서울에서 대기업 총수들을 만나는 등 취임 이후 5개 그룹 총수와 모두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엑스포 유치위원회는 정부 측에서 당연직 유치위원장인 김부겸 국무총리와 함께 5개 그룹 대표 인사가 함께 민간 유치위원장을 맡는 방안이 유력할 전망이다.

정부와 부산시가 ‘정부·5개 그룹 공동 유치위원회’로 선회한 것은 대기업 총수들이 단독으로 민간유치위원장을 맡는 데 대해 정치적으로 부담감을 보이면서 선임 작업이 답보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유치신청서 제출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민간 유치위원장 선임이 더 늦어질 경우, 엑스포 유치 작업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급박함도 작용했다.

‘정부·5개 그룹 공동 유치위’가 부산 엑스포 유치에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한민국이 움직인다’는 이미지를 국제박람회기구(BIE)에 각인시켜 경쟁국에 비해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협조를 얻기 위해서는 개발 지원과 투자에 대한 약속이 중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 함께 움직이는 만큼 신뢰와 지지를 얻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시는 여전히 단독 유치위원장 체제를 원하고 있다. 박성훈 시 경제특보는 “5개 그룹이 모두 참여할 경우 역할 분담에 어려움이 있다. 최적의 카드는 단독 유치위원장 체제”라고 말했다.

정부와 박 시장은 오는 21~24일 프랑스 파리의 BIE를 방문해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박태우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