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동성명에 쿼드·대만해협 명시
- 韓 외교차관 “중국 적시 안 했다”
- 줄타기 외교 복잡한 입장 드러내
- 中도 美日회담 때보단 약한 대응

- G7계기 한미일 정상회담 성사때
- 대중국 견제 메시지 구체화 촉각

미중 패권경쟁 속 줄타기 외교를 벌여온 한국이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 주도 ‘반중 전선’에 합류한 모양새가 되면서 대중 외교에 큰 숙제를 남겼다.

文 대통령, 미국 방문 마치고 귀국미국 방문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일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1호기에서 내려 김현수 공군 15비행단장의 경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한미 공동성명에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쿼드(Quad), 남중국해, 대만해협 등이 명시된 데다 코로나19 백신,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6G(6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등에서 전방위 협력을 강화한 것 역시 중국을 자극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대만 문제는 순수한 중국 내정으로 어떤 외부 세력의 간섭도 용납할 수 없다”면서 “관련 국가들은 대만 문제에서 언행을 신중히 하여 불장난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남중국해와 관련해서도 “각국이 국제법에 따라 남중국해에서 항행과 비행의 자유를 누리고 있으므로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중국 정부의 대응 수위는 지난달 미국·일본 정상회담 때보다는 강도가 약하다는 평이다. 대만 문제 외에도 홍콩과 신장 위구르자치구, 티베트, 남중국해, 센카쿠 열도 문제 등도 거론됐던 미일 공동성명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중국의 내정을 거칠게 간섭하고 국제관계 기본 준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중국도 한국이 처한 (복잡한)입장을 이해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중국 입장에서는 대한민국이 중국을 적시하지 않은 점을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로 한국이 개발하는 미사일의 사정거리 제한이 풀린 것도 중국이 불편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최 차관은 “만약 불편했다면 이미 오래전부터 특히 미사일 개발에 관련해서는 불편했어야 한다”며 “2017년 우리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800㎞ 최장거리를 늘려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한미정상회담 여파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조기 방한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영국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을 계기로 추진 중인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내놓을 대중국 메시지에 관심이 쏠린다. 한미정상회담에서 우회적으로 발신된 대중 견제 메시지가 한·미·일 3국 정상회담 때 보다 구체화된다면 한동안 지켜보던 중국측 압박도 본격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