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 3박5일 방미… 경제안보 집중
- 美, ‘쿼드’ 한국 참여 요청 가능성
- 대북정책 원칙적 수준 합의 예상

- 코로나19로 일정·수행원 간소화
- 김정숙 여사도 처음 동행 안해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위해 19일 오후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문 대통령의 출국길에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등 정관계 인사들이 나와 환송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3박 5일 일정의 ‘공식 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이다. 문 대통령은 19일(미 현지시간) 오후 워싱턴DC에 도착한 뒤 여장을 풀고, 20일부터 공식 일정에 나선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미 대통령은 21일 오후(한국시간 22일 새벽) 미국 워싱턴DC에서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한다. 이번 회담의 키워드는 ▷백신 ▷비핵화 ▷배터리 등으로 정리된다. 그동안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통적 안보 이슈가 주를 이뤘다면 이번에는 경제안보가 부각되는 모양새다.

우선 한국이 5, 6월 백신 보릿고개를 겪는 상황에서 백신 개발·생산국인 미국과의 협력이 가장 관심을 모은다. 미국의 백신을 빌려 5, 6월을 넘기고, 추후 한국이 받을 물량을 미국에 돌려주는 ‘백신 스와프’를 한미 정부가 논의중인데 이와 별도로 한국 기업과 미국 제약사간 계약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백신 생산 글로벌 허브’ 구상과 관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제약사인 모더나와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이 최근 대북정책 검토를 완료한 가운데 한미정상이 어떤 대북 메시지를 발신할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싱가포르 합의에 기초해 미북 대화를 재개하고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될 경우 대북 제재를 일부 완화할 수 있다는 선에서 원칙적 합의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 회담에선 또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일본 호주 인도와 운영해온 ‘쿼드’에 부분적으로 참여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배터리 등 신산업 분야의 협력도 주된 관전 포인트다.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한 세계 각국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미국이 삼성전자 등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주문 요청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또 반도체 못지않게 한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배터리 분야에서도 협력 논의가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귀국길에 애틀랜타 SK이노베이션 공장을 직접 방문한다.

백신의 확보와 생산 글로벌 허브 구축을 위한 협상에서 문 대통령이 반도체·배터리를 지렛대로 삼아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다.

■김정숙 여사는 동행 안해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번 방미길에 동행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코로나19 방역 사항 등을 고려, 수행원 규모나 일정 등이 대폭 축소된 데 따른 것이다. 카운터파트인 질 바이든 여사가 현직 교수 신분으로 외빈 접견 등 별도 일정을 추진하기 어려운 점도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달 워싱턴을 방문했던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도 배우자를 동반하지 않은 채 홀로 일정을 소화했다.

김 여사는 그간 정상 외교에서 적극적이고 활발한 행보로 감초 역할을 했지만 때론 튀는 언행으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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