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내서 옹호·비판 의견 나뉘어
- 이낙연 “당원들 의견 존중돼야”
- 민주주의 상징한 강성층 활동
- 쇄신 막는 걸림돌 변모 지적도
더불어민주당 강성 당원·지지층의 문자 폭탄 행태가 반복되면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과거 정당 민주주의 상징이자 건강한 에너지로 여겨졌던 강성 당원의 활동이 이제는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촉발하고, 당내 비판 목소리를 막는 쇄신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4·7 재보선 참패 후 2030세대 초선의원들이 이른바 ‘조국 사태’에 반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가 강성 당원들로부터 ‘초선 5적’으로 찍혀 수천 통의 문자폭탄을 받으면서 이 문제가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전화번호를 공유한 뒤 ‘총공격’하는 조직적인 형태를 띤다. 그럼에도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나 각종 선거 후보 경선에서 권리당원 표의 위력은 엄청난 만큼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15일 기자들과 만나 강성 당원들의 문자 폭탄 논란과 관련해 “절제의 범위를 지키도록 노력하는 것이 설득력을 얻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당원들의 의견은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조금박해(조응천 금태섭 박용진 김해영)’ 멤버로 수시로 문자폭탄의 표적이 돼온 김해영 전 의원은 최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당원 게시판 등 공론의 장에서 정치적 의사표시는 아무 문제 없다. 그러나 특정 정치인을 좌표 찍어 휴대폰으로 문자 폭탄을 날리는 것은 정치적 의사 표시의 선을 넘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도 생활인인데 수천 통의 문자가 오면 필요한 연락을 가려낼 수도 없고 생활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조응천 의원도 “폭력적으로 쇄신을 막는 행위를 좌시하지 말고, 소수 강성 지지층들로부터 다수 당원과 뜻 있는 젊은 의원을 보호해달라”고 비대위에 요청했다.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박완주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 나와 “자기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과도한 압박을 하는 행위는 건전한 토론을 막는 심리적 압박을 느끼게 한다”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반면 당권 레이스에 뛰어든 친문 주자들은 상대적으로 관대한 모양새다. 홍영표 의원은 “문자폭탄도 민심”이라고 했고, 송영길 의원도 “그런 것은 (의원들이)소화하고, 또 동력으로 승화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의 한 친문 인사는 “받는 정치인 입장에서는 문자폭탄, 문자테러라고 하지만 당원들 개개인이 보내는 문자는 한 두 통”이라며 “이 정도 정치적 의사표현을 문자테러로 규정짓는 자체가 잘못된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문자폭탄의 시초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6년 총선 후 대표를 내려놓고 대선 준비중이던 시점에 ‘문재인 지키기’의 일환으로 본격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훨씬 전인 2011년 이해찬 ’혁신과 통합‘ 상임대표가 기획했던 개방형 온라인 당원제 도입이 그 뿌리가 됐다는 게 정설이다. 지난해 당대표 경선 당시 ‘문파(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들)’ 권리당원들의 ‘김부겸 비토 운동’ 등은 당내 권력이 된 문파의 위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은 이날 “문파는 이견 자체를 용납하지 않고 당내 다른 목소리를 억압한다”면서 “당직과 공직후보 경선에서 이들의 영향력이 과대대표돼 민주주의에서 참여의 평등이 무력화된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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