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이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국민의힘이 공수처법 개정안 등 3개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하면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반박하는 맞불 필리버스터로 맞섰다. 다만 여야는 이날 오후 비쟁점 법안을 우선 처리하기로 극적 합의하면서 본회의에서 처리했다. 민주당은 10일부터 사흘간 12월 임시국회를 열어 공수처법 개정안 등을 처리할 방침이다.
 |
| 국민의힘 의원들이 9일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가 예정된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공수처법 저지’ 등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
국회는 이날 오전부터 전운이 감돌았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 오후 1시30분 잇달아 비상 의원총회를 열며 저지 투쟁을 벌였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입법 독주가 문 대통령의 하명에 따른 것이라는 판단이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이후 전원위원회 소집도 요구했다. 전원위원회란 ‘정부조직에 관한 법률안이나 조세 또는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법률안 등 주요의안’에 대해 국회의원 전원이 의안을 심사토록 하는 것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해당 의안의 본회의 상정 전후로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전원위원회를 개회할 수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신청에 ‘맞불 필리버스터’로 맞섰다. 국회선진화법상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100명)의 서명이 있으면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를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정기국회 회기가 10일 0시까지로 짧은 점을 고려했다. 민주당은 12월 임시국회 회기가 시작되는 10일부터 3일간 본회의를 열어 하루에 1개 법안씩 처리할 계획이다.
애초 오후 2시에 개의할 예정이던 본회의는 국민의힘이 민주당 보좌진의 코로나19 확진 은폐 의혹을 제기하면서 1시간 넘게 지연됐다.
우여곡절 끝에 열린 본회의에서도 공방이 이어졌다. 여야 법사위 대표 선수로 민주당 김종민 의원과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공수처법 개정 찬반 입장으로 충돌했다. 김 의원이 “여당이면 발 뻗고 자고, 야당이면 새우잠 자는 역사가 바뀔 것”이라고 하자, 국민의힘 의석에서 “국민을 바보로 아십니까”라는 고함이 터져 나왔다. 7일부터 로텐더홀에서 밤샘 시위를 벌여온 국민의힘 의원들은 근조 리본을 달고 ‘의회 독재 공수처법 규탄’ 손팻말을 들고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국회는 이날 비쟁점 법안 125건은 정기국회 내 처리했다. 당초 국민의힘은 모든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이날 오후 여야 원내대표의 합의로 3개 법안으로 줄였다.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