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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정세균 “부마항쟁 진실 밝혀내고 시민·피해자 명예 회복시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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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16일 부산시 부산대학교에서 박정희 유신체제에 맞서 부산과 창원시민들이 일어난 부마민주항쟁 41주년 국가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는 16일 오전 11시 부산대학교에서 열린 ‘제 41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마항쟁의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내고 항쟁에 참여한 수많은 시민 여러분과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시키겠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제 정부가 부산과 창원, 경남 시·도민 여러분과 항쟁의 피해자 여러분께 진 빚을 갚을 차례”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부마민주항쟁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인력을 충분히 확보해 부마민주항쟁의 역사적 진상이 상세하게 남긴 보고서가 나올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많은 국민께서 부마민주항쟁을 살아있는 역사로 체험할 수 있도록 부마민주공원 기록관과 창원 민주주의 전당을 최대한 빨리 건립할 것”이라 다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의 시기에 부마항쟁의 정신을 되살려야 할 것 또한 강조했다. 그는 “41년 전 항쟁에 나섰던 시민들도 체포되면 모진 고문과 개인의 삶이 무너지는 절체절명의 순간이 두려웠을 것”이라며 “두려움 앞에서 숨지 않는 것이 진정한 용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8개월이 넘는 동안 우리 국민은 의료와 방역현장 그리고 일상의 곳곳에서 수준 높은 공동체 의식을 발휘했다”며 “국민이 그동안 실천한 배려와 이해, 인정과 사랑이 다시 어깨 걸고 포옹할 수 있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일상의 기적을 만들어낼 것”이라 밝혔다.

부마민주항쟁은 박정희 유신체제에 맞서 1979년 10월 부산과 마산 지역 학생들과 시민들이 항거한 민주항쟁으로, 대한민국 현대사의 4대 민주항쟁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이날 열린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는 김경수 경남도시자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도 참석했다. 신동욱 기자 이준혁 인턴기자 woogy0213@kookje.co.kr

아래는 기념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부산과 창원, 경남 시·도민 여러분.

1979년 10월 16일 바로 이곳 부산대학교 교정은 의로운 청년들의 정의로운 함성으로 메아리쳤습니다.

유신 철폐와 독재 타도, 부마민주항쟁의 시작이자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열린 역사의 날입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이 평범한 헌법의 진리를 상식으로 만들기 위해 그동안 수많은 시민과 청년들이 뜨겁게 산화했습니다.

특별히 오늘 이 자리에도 부마민주항쟁 희생자 가족이 함께하고 계십니다. 가족 여러분, 부디 마음껏 자랑스러워 하십시오. 여러분들은 충분히 자랑할 자격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랑스럽게 외치십시오. 내 아들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만들었다. 내 오빠가, 내 누나가, 내 동생이 오늘 우리가 누리고 사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의 역사다.

저 역시 대한민국 국무총리로서 소리 높여 외칩니다. 용기 가득했던 청년들이어, 의로웠던 시민들이어, 당신들이 진정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대한 영웅들입니다.

오늘 영웅들의 의로운 정신이 깊게 서려있는 부산대학교 교정에서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을 개최하게 되어 가슴 벅찬 감동을 느낍니다.

뜨거운 박수로 여기 계신 여러분들과 희생자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올립니다.

존경하는 부산과 창원, 경남 시·도민 여러분.

부마민주항쟁은 참다운 시민항쟁의 뿌리입니다. 부마민주항쟁은 항쟁의 지도부도 없었으며 항쟁의 배후도 없었습니다.

오직 용기 만발한 대학생들의 정의로운 외침과 순수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만 있었습니다. 부마항쟁 중이었던 1979 10월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동안 부산과 마산에서 시위로 체포된 사람은 모두 1563명입니다.

이들 중 500명 만 학생이고 나머지는 모두 노동자, 노점상, 셀러리맨과 같은 평범한 시민이었습니다.

그 순수한 시민들의 정의로운 씨앗이 1980년 광주 땅에 아프게 흩뿌려지고 1987년 6·10 항쟁에서 뜨겁게 망울 맺히더니 2017년 마침내 광화문 촛불혁명으로 꽃으로 찬란하게 피어났습니다.

부마민주항쟁은 시민과 함께 승리한 민주항쟁입니다. 많은 시민들이 항쟁에 나선 분들을 위해 음식을 나누고 서로가 서로를 의지했습니다.

쫓기는 학생과 시민을 상점이나 가정집에 숨겨주며 무시무시한 공권력의 폭력에 맞섰습니다. 결국 부산과 마산 시민의 의로운 봉기가 유신 독재를 쓰러뜨리는 도화선이 됐습니다.

부마민주항쟁의 승리는 우리 국민에게 불의한 정권은 국민의 힘으로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남겼습니다. 위대한 부산과 마산 시민의 승리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길어 올리는 자발적 참여 정신의 바탕이 된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지금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상황에 직면해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하루하루를 힘겨워하며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과 같은 위기의 시기에 부마항쟁의 정신을 되살려야 합니다.

41년 전 부마민주항쟁에 나선 시민들은 자신의 희생을 무릅쓰고 공동체 자유와 정의를 지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섰습니다. 그분들 역시 두려웠을 것입니다. 체포되면 모진 고문과 개인의 삶이 무너지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습니다.

목숨까지 위태로운 무자비한 공권력이 왜 두렵지 않았겠습니까. 두려움 앞에서 숨지 않는 것이 진정한 용기입니다. 곤봉에 맞고 피흘리며 신음하면서도 자신이 아닌 이웃과 사회, 공동체를 위해 분연히 저항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위기상황에서 지금 대한민국에는 부마항쟁에서 꽃피웠던 공동체 의식이 또 한 번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이미 우리 국민은 8개월이 넘는 동안 의료와 방역현장 그리고 일상의 곳곳에서 나눔과 배려, 연대와 협력 등 수준 높은 공동체 의식을 발휘했습니다.

어렵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꺼이 마스크와 성금, 물품을 내어주셨습니다. 착한 임대료와 선결제, 고용 유지 같은 다양한 생활 속 코로나 극복 캠페인이 자발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진심으로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국민이 그동안 실천한 배려와 이해, 인정과 사랑이 다시 어깨 걸고 포옹할 수 있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일상의 기적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정부는 마지막까지 국민과 함께 하겠습니다. 국민들께서 정부가 내미는 희망의 손을 잡아주실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부산과 창원, 경남 시·도민 여러분. 이제 정부는 부산과 창원, 경남 시·도민 여러분과 항쟁의 피해자 여러분께 진 빚을 갚을 차례입니다.

희생자 여러분의 피와 땀과 눈물을 국가가 마땅히 보상해야 합니다. 정부는 부마민주항쟁의 역사적 중요성을 다시 재해석해 널리 알리는 일에 힘껏 나서겠습니다. 이와 함께 진상규명과 피해자들의 명예회복, 배상과 보상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마항쟁의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내고 항쟁에 참여한 수많은 시민 여러분과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시키겠습니다.

또한 국가폭력 가해자들의 책임소재도 철저히 따지고 규명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부마민주항쟁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인력을 충분히 확보해 부마민주항쟁의 역사적 진상이 상세하게 남긴 보고서가 나올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다하겠습니다.

부마민주공원 기록관과 창원 민주주의 전당을 최대한 빨리 건립하여 많은 국민께서 부마민주항쟁을 살아있는 역사로 일상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1979년 10월 그날 학생들의 목숨 건 용기를 기억합시다. 그날 시민들이 목놓아 외쳤던 외침을 가슴에 새깁시다. 그날 부마에 퍼졌던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을 잊지 맙시다. 부마민주항쟁이어. 다시 우리 곁에서 살아나라.

존경하는 부산과 창원, 경남 시도민 여러분.

마지막으로 이 자리를 빌려 부산과 창원, 경남 시도민 여러분들이 깊은 관심을 갖고 계신 동남권 신공항 현안에 대해 사안을 책임지고 있는 총리로서 몇 말씀 드릴까 합니다.

많은 시도민들께서 동남권 신공항에 대해 많이 궁금해 하실줄 압니다. 현재 정부는 김해 신공항 건설 계획에 대한 최종 검증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부산을 비롯한 울산, 경남지역에서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본래 국책사업은 무엇보다도 국가 전체의 발전과 지역 상생을 원칙으로 삼아 추진해야 합니다. 만약 국책사업의 추진이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된다면 이는 본래 취지를 크게 훼손하는 일일 것이며 동남권 신공항 건설 역시 여기에서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정부는 국가 전체의 발전과 지역 상생이라는 국책사업의 큰 원칙이 흔들리지 않도록 최종 검증결과를 다각도로 면밀하게 검토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사안 책임자인 국무총리로서 부산, 울산, 경남 800만 시도민의 간절한 열망이 외면받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의 역할을 다하여 잘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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