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사회 대북제재 해제 노림수
- ICBM급 전략무기 시험 가능성
- 문 대통령 중재자 역할 퇴색 우려
- 오늘 수보회의서 언급할지 주목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13일 담화에서 공언한 것처럼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철거되고, 북한의 군사 도발이 잇따른다면 평창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남북 화해 모드가 원점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북한이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등을 쏘아대면서 한반도에 긴장감을 고조시켰던 당시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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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남한을 적으로 규정하고 군사 행동에 나설 것을 공식화했다. 사진은 14일 경기도 파주 임진강 철책선에서 바라 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의 모습. 연합뉴스 |
청와대는 김 제1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한 지 3시간 여 만인 14일 0시를 조금 넘긴 시각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국가안전보장회의)상임위를 긴급소집, 이번 만큼은 북한의 담화 발표에 기민하게 대응했다. 청와대는 지난 9일 북한이 남북 간 모든 연락 채널을 차단하고 남북관계를 적대관계로 규정하겠다고 밝혔을 때에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NSC 상임위도 개최하지 않는 등 북한 문제에 있어서는 ‘로키’로 일관해왔다. 그만큼 이번 NSC 상임위 소집은 북한의 담화를 무겁게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NSC 회의에서는 북한의 정확한 의도를 분석하기 위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대남 압박 강도를 높인 것이 사실상 국제사회의 제재해제를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는 가능성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김 제1부부장이 “이제는 연속적인 행동으로 보복해야 한다”며 거론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철거, 군사 도발 등을 감행할 경우의 대응에도 골몰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의 군사 도발 강행이 현재로서는 가장 큰 변수다. 북한이 먼저 판문점 선언에서 명시한 ‘적대 행위 중지’ 조항을 깨고 국지적 도발을 일으킨다면 남북 군사합의 무산은 물론, 지난 2년간 쌓아 온 남북 간의 신뢰가 파탄날 수밖에 없다. 또 북미 비핵화 대화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 온 문재인 대통령의 입지도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적으로도 그동안 북한에 끌려다닌다는 비판을 감수하면서 전적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행보에 집중했던 문재인 정부를 향해 돌아올 비난의 화살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청와대 내부에서는 대화의 끈을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진다. 15일 열리는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어떤 언급을 할 지도 주목된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