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권 인사 많이 찾는 법무법인
- 吳 사퇴기한 명시 공증서 담당”
- 민주당의 은폐 의혹 집중 제기
- 총선 후 공개는 선거 개입 주장

- 부산성폭력상담소 2차 성명
- “발표시점 피해자가 결정할 문제”

미래통합당의 21대 총선 부산 당선인들은 지난 25일 부산시당에서 가진 당선인 첫 회의에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미투 사건 관련 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진상조사위원장은 김미애(해운대을) 당선인이, 간사는 이헌승(부산진을) 의원이 맡는다.

	미래통합당 4·15총선 부산지역 당선인들이 지난 25일 부산 수영구 부산시당에서 열린 ‘총선 당선인 회의’를 갖고 있다. 미래통합당 부산시당 제공

부산시당 진상조사위원장을 맡은 통합당 김 당선인은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장 직에서 물러났다고 끝날 일이 아니다”며 “반드시 상응하는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모든 책임은 더불어민주당에 있다”며 “민주당은 오 시장 제명으로 모든 소임을 다했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상조사위는 민주당의 은폐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오 전 시장의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퇴 기한을 명시한 ‘공증서’의 존재가 은폐 시도의 핵심 근거라는 주장이다. 또 민주당이 오 전 시장의 미투 사건을 미리 알고도 총선 직후로 사건 공개를 미룬 것이 사실이면 ‘선거 개입’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당선인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혹이 한두 개가 아니다”며 “공증서를 담당한 곳이 여권 인사들이 많이 찾는 법무법인이다. 왜 이곳이 사건에 개입하게 됐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진상조사와 관련, 김 당선인은 “중앙당과 부산시당이 긴밀하게 협조해 조사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진상조사위의 세부 인선은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또 통합당은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무공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당선인은 “부산시장직이 성범죄로 인해 공백 상태”라며 “책임 있는 정당이라면 우리가 요구하기 전에 먼저 무공천을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당이 미투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박했다. 김 당선인은 “이미 총선이 끝났다”며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민주당이 피해자 보호를 방패막 삼아 관련 사건의 진상조사를 막는 것이 아닌 지 우렵스럽다”고 했다.

앞서 피해자를 보호하고 있는 부산성폭력상담소는 지난 24일 2차 성명서를 통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를 뒤늦게 밝혔다고 비난하며 피해자의 절절한 호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일부 정치권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성폭력 피해자가 즉시 피해를 호소해야 한다고 누가 정했는가. 오히려 피해를 즉시 밝히면 꽃뱀이라고 손가락질하고, 늦게 밝히면 이제 와서 문제제기한다고 손가락질하지 않는가”라며 “피해를 밝히는 그 모든 순간은 피해자가 오롯이 결정할 문제다. 성폭력상담소는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해 피해자를 지원할 뿐이다”고 정치쟁점화를 비판했다.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