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기반 탄탄, 인지도 높지만
- 중앙무대 정치력 약화 우려도

4·15총선 부산지역에서 시의원 출신 후보가 대거 당선되면서 ‘풀뿌리 민주주의’가 제대로 싹을 틔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총선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시의원의 몸값이 ‘금값’이 될 거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부산시의회 의원 출신으로 21대 국회에 입성하게 된 미래통합당 전봉민(왼쪽부터) 정동만 백종헌 당선인이 지난 15일 밤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지지자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부산시의원 출신 후보는 모두 6명으로 역대 총선 중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후보에 석패한 미래통합당 김척수(사하갑) 후보를 제외한 통합당 이주환(연제)황보승희(중영도) 전봉민(수영) 정동만(기장) 백종헌(금정) 후보 등 무려 5명이 한꺼번에 금배지를 달게 됐다. 역대 총선에서 부산시의원 출신 후보가 3명 이상 동시에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2008년 18대 총선에서 유재중(수영), 박대해(연제) 의원이 당선된 이후 부산에서는 12년 만에 시의원 출신 국회의원이 탄생했다.

이들 시의원 출신 당선인은 오랫동안 지역에 밀착해 활동하면서 지역 기반이 탄탄하고 인지도가 높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또 치열한 당내 경쟁을 겪으면서 예선에서부터 담금질하면서 본선 경쟁력을 키웠다는 점도 닮았다. 이주환 당선인은 재선 국회의원과 장관을 역임한 김희정 전 의원을 당내 경선에서 꺾고 본선에 올라 현역인 민주당 김해영 후보를 물리치는 기염을 토했다. 정승윤 전 당협위원장과의 경선에서 승리해 본선에 오른 정동만 당선인도 대표적인 ‘지역밀착형’이다. 정 당선인은 비교적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표심을 흡수해 여당 지역위원장 출신의 최택용 후보에 승리했다. 전봉민 당선인 역시 유재중 의원의 불출마로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들었으나 탄탄한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본선에서 비교적 여유 있게 승리를 거머쥐었다. 백종헌·황보승희 당선인은 당내 ‘공천 파동’의 중심에 서면서 ‘리스크’를 안고 본선에 나섰지만 이를 극복하고 금배지를 따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시의원 출신 국회의원이 대거 탄생하면서 지역 정가에서는 시의원이 국회 입성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시의원은 “예전에는 시의원과 국회의원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해 선뜻 국회의원에 도전하려는 시의원이 많지 않았다”면서 “이번 총선을 바탕으로 지방의원부터 차곡차곡 단계를 밟아나가려는 정치인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역밀착형인 이들 시의원 출신의 경우 정치력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시선도 있다. 중앙 정치 무대에서 제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해 자칫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이주환 당선인은 “정치의 기본은 갈등과 분열을 통합·조정하고, 국민을 편안히 생활하게 하며,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주민과 소통하고 아픔을 함께하는 민생정치를 펼치는 것은 물론 지역 발전을 위해 중앙 정치권에서도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