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까지 공동연구 수행키로
- 총선 정책대결 물밑 탐색전도

총선을 10개월 앞두고 여야 5당 정책연구원 수장이 2일 만났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자유한국당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의 회동에 이목이 쏠렸다. 이날 국회 미래연구원의 주선으로 마련된 이번 회동에는 문희상 국회의장, 양정철 원장과 김세연 원장을 비롯해 바른미래당 홍경준 바른미래연구원장, 민주평화당 천정배 민주평화정책연구원장, 정의당 김정진 정의정책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문희상(오른쪽) 국회의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있는 식당에서 양정철(왼쪽)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 김세연(왼쪽 두 번째) 자유한국당 여의도연구원장 등 5개 정당연구원장과 오찬을 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 제공

이날 오찬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원내 제1, 2당인 민주당과 한국당의 기 싸움 분위기도 연출됐다. 한 참석자가 “(민주당의) 양정철 원장은 민주연구원을 총선의 병참기지로 삼겠다고 했다”고 말하자, 김세연 원장은 “그럼 여의도연구원은 한국당의 혁신본부가 되겠습니다”고 했다. 이에 양정철 원장이 웃으면서 “아유. 그게 더 멋있는데요. 우리는 뒤에서 이렇게 공급하고 백업해드리는 병참기지예요. 혁신본부는 깃발 들고 앞에 나가는 건데 멋있어 보이는데요. 우리 김세연 원장 부럽네요”라고 말했다.

싱크탱크 수장의 만남은 회동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양정철 원장과 김세연 원장이 뉴스의 중심인물이기 때문이다. 양정철 원장은 취임 이후 여권의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과 잇달아 만나며 광폭 행보를 보였다. 3선 중진의 김세연 의원도 취임 이후 스타트업이 모인 서울 서여의도 공유사무실에 임대사무실을 여는 등 2030세대를 겨냥한 실험으로 화제를 모았다.

정당 싱크탱크의 위상이 예전과 달라진 것도 관심이 높아진 이유다. 그동안 정당 싱크탱크의 주 업무는 정책 개발이나 연구 활동이어서 ‘은둔의 부설기관’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최근 민주연구원과 여의도연구원은 경쟁적으로 조직을 정비하고 활동 폭을 넓히면서 싱크탱크가 정치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싱크탱크의 역할 확대가 내년 총선에서 정책 대결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박진 국회미래연구원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미래연구원이 총괄을 맡고 5개 정당연구원이 모두 참여해 연말까지 공동연구를 수행한다”고 말했다. 국회 사상 첫 공동 연구의 주제는 국회 신뢰도 제고 방안이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