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호 의식 않고 월경·약식 회담
- 트럼프·김정은 상호신뢰 보여줘
- “비핵화 - 상응조치 갈 길 멀어”
- 美 등 일각 지나친 낙관론 경계
문재인 대통령이 2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남·북·미 비무장지대(DMZ) 회동을 두고 “적대관계의 종식과 새로운 평화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한 데 대해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우선 문 대통령이 역사적인 남·북·미 회동 이후 첫 공식 석상에서 ‘새로운 평화 시대’를 언급한 것은 이번 회동을 사실상 종전선언으로 간주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문서를 주고받는 절차는 없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나드는 ‘월경’을 하고 경호 문제를 의식하지 않고 약식 회담을 하는 등의 ‘행동’ 자체가 서로에 대한 신뢰를 보여줘 적대 관계를 끝내는 데 기여했다는 얘기다.
이 같은 해석이 나오는 데는 문 대통령이 그동안 남·북·미 정상의 종전선언 가능성에 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는 점도 일조한다. 즉, 북한과 미국이 종전에 동의하면 사실상 종전선언이 이뤄지고, 비핵화 논의 역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일례로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의겸 당시 청와대 대변인은 “종전선언은 비핵화를 이끌기 위한 의미를 갖는다. 남북은 두 번의 정상회담과 9·19 군사합의로 사실상 종전선언과 불가침선언을 했기에 이제 남은 것은 북한과 미국”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상세히 전달받은 뒤 이 같은 발언을 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DMZ 회동이 트럼프 대통령의 ‘또 다른 리얼리티 쇼’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데도 DMZ 회동을 사실상 ‘종전선언’이라고 평가한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남·북·미 정상의 만남이 하노이 결렬 이후 4개월간의 교착 상태를 깨는 측면이 있지만 이 한 번의 만남으로 하노이 결렬의 핵심적인 원인이던 ‘비핵화-상응 조치 간극’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앞으로 북미 간 실무협상이 열리고 실무진의 만남에서 어떤 의견 충돌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동안 미국 조야에서는 종전선언은 구체적 비핵화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고, 미국 또한 비핵화와 관련해 종전과 달라진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도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사실상 종전선언을 의미하는지를 묻는 말에 “이를 규정 짓는 것은 언론에서 할 일”이라면서 “새로운 평화 시대의 시작 등을 언급한 이유는 한반도에서 남북 관계는 사실상 군사합의, 세 번에 걸친 남북 정상회담 등 통해 평화가 조성된 것은 모두가 공감하는 바이다. 한반도에서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북한 땅을 밟고, 처음으로 군복을 안 입고 DMZ에 왔다는 것이 평화 시대를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