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을 환영하기 위해 밀양역에서 기다린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노무현 대통령. 사람사는 세상

22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10주기 추도식이 경남 봉하마을에서 열린다. 아들 노건호 씨가 유족을 대표해 인사말을 하고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문희상 국회의장, 이낙연 국무총리, 정영애 노무현재단 이사가 순서대로 추도사를 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고인께서 외롭진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김경수 경남지사,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까지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탓이다.

청와대 민정수석과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역임하며 고인을 지척에서 지킨 문재인 대통령의 불참은 2017년 8주기 추도식에서 한 약속 탓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님, 그립고 보고 싶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당신을 온전히 국민께 돌려드린다.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었던 김경수 지사는 항소심 재판 일정으로 추도식에 불참한다. 김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 스스로 이번 추도식을 ‘탈상하는 날’로 생각하고 준비해 왔으나 어려워졌다. 탈상은 다시 뒤로 미뤄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님이 서거하신 이후 처음으로 추도식에 참석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마음이 아프고 속이 상한다. 하지만 어쩌면 이것도 제가 이겨내야 할 운명 같은 것이겠다. 조금 늦더라도 좋은 소식을 가지고 떳떳하고 당당하게 대통령님을 찾아뵈려 한다”고 슬픈 속내를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전날 모친상을 당해 추도식에 참석할 수 없게 됐다. 이와 관련해 노무현재단 관계자는 “추도식에서 예정됐던 (유 이사장의) 인사말 등은 다른 분이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록 노 전 대통령의 10주기 추도식에 그의 정치적 상속자들이 대거 불참하게 됐지만, 고인께서 생전에 중요성을 수 차례 역설한 깨어있는 시민들이 다수 그를 기리기 위해 봉하마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봉하마을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는 관련 행사가 열릴 예정이니, 봉하마을로 먼 길을 떠날 수 없는 이들은 가까운 곳에서 고인을 기리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민재 기자 i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