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립특위·부산시 면담 나섰지만
- 밤늦게까지 접점 못 찾고 평행선
부산시의 강제징용 노동자상 기습 철거 사태(국제신문 지난 15일 자 10면 등 보도)가 확산일로로 치닫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청와대 앞 상경 투쟁까지 불사하는 등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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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부산시의 강제징용노동자상 기습철거 규탄 기자회견에서 참석자가 발언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16일 오전 1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강제징용 노동자상 기습철거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20여 명의 참석자는 “부산 동구청과 노동자상 건립을 추진해온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특위(이하 노동자상 건립특위) 사이에 임시 건립 문제가 원만히 합의된 지 6시간 만에 부산시는 행정 대집행을 통해 노동자상을 철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동자상 기습 철거는 부산시의 역사의식 부재뿐 아니라 정부의 입장 때문일 수도 있다”며 “외교부는 노동자상 건립에 부정적 태도로 일관해왔고, 정부도 일본 정부의 눈치 보기식 태도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부산시와 정부는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고 진상을 규명하고 친일 역사를 청산하겠다는 시민의 마음을 무시하고 일본의 눈치만 보는 것과 다름없다”며 “정부는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날 상경 투쟁은 지난 15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 이후 서둘러 추진됐다. 당시 회견에서 ‘철거와 관련해 중앙부처와 협의가 있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부산시가 “이 과정에서 중앙부처와 협의해왔다”고 답변하면서 촉발됐다. 부산시의 노동자상 기습 철거에 중앙부처가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경 투쟁으로 이어진 것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유기준(부산 서·동) 의원실이 외교부로부터 받은 답변서를 보면 외교부는 “강제징용이라는 참혹한 역사를 잊지 말자는 취재에는 공감하지만 외교공관 보호와 관련해 국제예양 및 관행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이에 기초해 관계 부처 및 지자체와 긴밀해 협의하면서 대응해 오고 있다”고 했다.
이날 오후 3시35분께 민주노총 김재하 부산본부장을 비롯한 노동자상 건립특위 소속 시민단체 관계자 7명과 오거돈 부산시장 등 시 관계자 7명은 1시간가량 면담했다. 시는 이 자리에서 노동자상을 반환하는 것은 검토할 수 있지만, 설치 위치는 공론화위를 구성해 결정하자고 건립특위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또 공론화위는 시의회를 중심으로 구성하고, 위원 선임은 건립특위에 일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건립특위는 박인영 시의회 의장과 논의했지만, 명확한 방침을 정하지는 못했다.
김해정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