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수 법정구속에 여야 충돌
- 김 지사, 문재인 대선후보 때 보좌
- 야권, 문 대통령 입장 표명 요구
- 한국당 “조직적 댓글, 대선 개입
- 김경수의 진짜 배후 밝혀야” 맹공
# 당정, 초대형 변수에 대책 마련 부심
- 민주 ‘사법농단 대책위’ 꾸려 대응
- 민생·개혁 초당적 협력 어려워질 듯
- 내달 단행될 개각 영향 미칠 가능성
새해 초부터 정국이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쟁점 현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로 경색된 정국이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법정구속이라는 ‘초대형 변수’로 시계 제로 상황에 놓였다.
특히 보수 야권의 시선은 일제히 청와대로 향했다. 김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최측근이다. 특히 2017년 대선 기간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대변인과 수행팀장 등을 맡아 ‘그림자’ 역할을 했다. 법원은 김 지사가 이 기간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에 가담한 사실 등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보수 야권이 대선의 정당성까지 겨냥할 조짐을 보이면서 여야가 정면충돌할 가능성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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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드루킹’ 김동원 씨가 3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보수 야권, 대선 정당성 겨냥
김 지사는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문재인 정권 출범 후엔 민주당 협치 담당 부대표를 맡아 청와대와 정치권 가교 역할을 했고,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으로 문 대통령과 함께 국정계획을 세웠다. ‘문재인의 남자’ ‘문재인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유다.
이런 김 지사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온라인 공간의 투명한 여론 형성 기능을 심각하게 훼손해 왜곡된 여론을 형성하려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목적 달성을 위해 거래 대상이 돼서는 안 되는 공직 제안까지 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질타했다. 대선 기간에 온라인 여론 조작 시도에 가담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보수 야권은 일제히 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위원회-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 긴급 연석회의에서 “지난 대통령 선거의 조직적 댓글 개입이 밝혀진 것으로 선거의 정당성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김 지사가 과연 불법 선거 운동의 끝일 것이냐, 그다음은 없을 것이냐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이제 김경수의 진짜 배후를 밝혀야 한다”고 했다. 한국당 당권 주자들도 일제히 문 대통령을 겨냥하면서 정권의 정통성 시비에 불을 붙였다.
■청와대·여당, 대책 마련 부심
충격에 휩싸인 민주당은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라며 재판부를 비난하면서도 여론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민주당은 이번 판결을 사법 농단 세력의 보복성 재판으로 규정하고 ‘사법농단 세력 및 적폐 청산 대책위원회’를 꾸려 대응하기로 했다.
청와대도 김 지사에 대한 1심 실형선고 소식이 전해지자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연초부터 각종 악재가 연달아 터진 상황에서 김 지사의 구속까지 더해지자 집권 중반기 국정동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날 김 지사의 구속은 최근의 악재와 비교해 한층 파장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야권의 대여 공세가 거세지면 민생·개혁 입법에 대한 초당적 협력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야권이 지난 대선 과정을 문제 삼으며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는 것도 부담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김의겸 대변인은 ‘(야당에서는) 정권 탄생의 근본을 돌아봐야 한다며 지난 대선의 정당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질문에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이번 사안이 이르면 다음 달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개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문 대통령이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개각의 시기를 예정보다 앞당기거나 개각의 폭을 확대해 국정 동력 확보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청와대 비서진을 비롯한 공직자 기강 확립에 속도를 내며 민심에 부응하는 데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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