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 불구
- 자동상정 오래 걸리는 부작용
- 한국당 “합의정신에도 어긋나”
- 민주 박용진 “조속 통과 노력”
- 일각선 “한유총만 실익 챙겨”
사립유치원 회계 비리를 막기 위한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 유아교육법, 학교급식법 개정안)’이 패스트 트랙(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됐지만 되레 국회 통과가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27일 전체회의를 열어 유치원 3법을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국제신문 28일 자 5면 보도)했다. 지난 10월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비리 유치원 명단을 공개한 지 79일 만이다. 패스트 트랙 안건 지정을 묻는 교육위 투표에서 가결 9표, 부결 0표를 얻었다. 자유한국당은 사유재산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법안이라며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유치원 3법은 패스트 트랙으로 지정되면서 국회 통과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문제는 국회 통과까지 최장 330일 걸린다는 점이다. 상임위에서 180일, 법제사법위원회에사 90일, 본회의에서 60일 등 모두 330일간 국회에서 머물러야 본회의에서 표결할 수 있다. 실제로 2016년 12월 패스트 트랙 안건으로 지정된 ‘사회적 참사의 진상 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은 국회 통과까지 336일이나 걸렸다. 이 때문에 사실상 ‘슬로우 트랙’이라는 비판도 있다. 자유한국당 김순례 원내대변인은 28일 서면 논평에서 “본 회의에 자동 상정하는 것은 국회 여야 합의 정신에 어긋나는 행위일 뿐 아니라 본회의 표결까지 330일 걸리는 사실상 슬로우 트랙”이라며 “국회법에 정해진 처리 기간을 다 소진할 이유 없다. 정부 여당은 진정성 있는 자세로 유치원 3법 협의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대한 빨리 유치원 3법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일단 상임위에서 법안 처리를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 유치원 3법을 대표 발의한 박용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상임위에서 180일을 반드시 머물러 있어야 할 이유가 없는 만큼 하루라도 빨리 법안이 상임위에서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유치원 3법의 대상자인 한국유치원총엽합회(한유총)만 실익을 얻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패스트 트랙으로 지정된 안건에는 교비를 교육 목적 외에 사용했을 때 처벌하는 조항을 1년 유예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여기에 본회의 처리까지 1여 년 시간이 걸리면서 한유총은 2년간 시간을 번 셈이다.
그동안 민주당과 한국당은 사립유치원 회계 분리와 교비 목적 외 사적 사용 시 처벌 규정을 두고 이견을 보여왔다. 자유한국당은 ‘사유재산론’을 근거로 국가지원금과 학부모 분담금 회계를 이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형사 처벌에 대해서도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여야는 첨예한 대립 끝에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