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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승 의원 ‘경부선 지하화’ 국비 제동 자문 왜?

  •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  |   입력 : 2018-12-11 19:36:01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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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당, 市예산 협조 안 된다”

- 부산시, 국비 확보 총력전 속
- ‘吳 공약 반영 땐 총선 악영향’
- 이 의원, 당 지도부에 문자 보내
- “지역구 사업 밀릴까봐” 해명

# 지역 정가 “터질 게 터졌다”

- 부산 13개 단체장 민주당 소속
- 국회의원 18명 중 11명 한국당
- 달라진 정치지형에 예고된 충돌
- 지방정부-국회 엇박자 방지 시급

자유한국당 이헌승(부산 부산진을) 의원이 내년도 부산시 국비 확보 성과 중 최고로 꼽히는 ‘경부선 철로 지하화 및 부전복합역 개발’(이하 경부선 지하화) 사업의 추진을 방해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한국당 원내 최고 핵심 인사에게 보냈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시와 여야 정치권이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국회의원이 ‘좌초 자문’을 벌인 것이다. ‘부산 권력’(더불어민주당)과 ‘의회 권력’(자유한국당)이 다른 부산 정치 지형 변화를 감안하면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이헌승(부산 부산진을) 의원이 11일 오후 국회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 강릉선 KTX 열차 탈선사고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겉으론 ‘협치’, 뒤에선 ‘방해’

국제신문이 11일 확인한 결과, 이 의원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사가 한창 진행되던 중 ‘경부선 지하화 예산 반영에 한국당이 협조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한국당 원내 최고위 인사에게 보냈다. 이 의원은 메시지를 통해 “경부선 지하화는 민주당과 오거돈 부산시장의 제1 공약 사항인데 추진이 되면 21대 총선에서 한국당이 불리해질 수 있다”고 비협조 요청 이유를 밝혔다. 또 자신이 공을 들여온 ‘부산역 일원 철도시설 재배치 사업’이 ‘경부선 지하화’로 인해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하면서 “해주더라도 1년 뒤로 유예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와 여야 정치권의 전방위 예산 확보 노력에도 아랑곳없이 이 의원이 당 지도부를 통해 ‘방해 자문’을 벌인 것이어서 비판이 일고 있다. 실제 이 의원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당 핵심 인사는 부산 의원에게 의견 수렴도 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한국당마저 ‘반영 불가’ 입장을 밝혔다면 경부선 지하화는 시작하기도 전에 좌초될 뻔했다.

이 의원이 몇 차례 열린 부산시와 지역 정치권의 예산협의회에서 어떤 문제도 제기하지 않다가 물밑에서 방해 작업을 했다는 점도 그의 처신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이유다.

지역 정가에서는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부산 정치 지형의 변화 때문에 지방정부와 국회의 ‘엇박자’는 언제든지 벌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와 16개 구·군 중 13곳의 단체장이 민주당 소속이다. 반면 부산 의원 18명 중 한국당이 11명으로 다수다. ‘집행권’을 가진 지방 권력과 ‘국비 심의권’이 있는 지역 국회의원의 충돌은 예고됐다는 분석이다.

■경부선 리모델링 전략 재점검 필요

이 의원의 처신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지만 경부선 리모델링 사업에 관한 추진 전략을 다시 한번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의원이 10년째 노력해온 부산역 일원 철도시설 재배치사업은 부산역 조차시설과 일반열차 기능을 부전역으로 이전하고 부산역은 KTX 전용 역으로 재배치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경부선 냉정~범일 구간 5.6㎞ 구간을 가야선으로 이설하고, 범천차량정비단과 부산진역 컨테이너 야적장(CY)을 부산신항으로 이전하는 사업이다. 전체 사업비는 1조7325억 원으로 추산되고, 범천차량정비단 이전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은 내년 2월 정부의 고시를 앞두고 있다. 경부선 지하화는 구포~사상~부산진 16.5㎞ 구간을 구포~백양산~부산진역 13.1㎞로 옮겨서 지하화하고, 지상 구간에 공원 조성 등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추정 사업비는 1조5810억 원.

이 의원은 “부산역 철도시설 재배치사업은 내년 2월 정부 고시가 확정적이고, 부산 철도 재배치라는 측면에서 훨씬 지역 발전의 중요도가 큰 사업이다. 경부선 지하화는 아직 설익은 사업이어서 부산 철도 재배치를 하고 난 뒤에 해도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부산시 관계자는 “두 사업은 배치되지 않는다. 우선순위를 따질 수 없고, 함께 추진해도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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