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野 “국회동의 절차 필요” 반발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동의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이행 조치 성격인 평양공동선언과 군사 분야 합의서 비준안을 심의·의결, 재가해 야당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과 군사 분야 합의서 비준안을 심의·의결했으며, 이날 오후 이를 비준했다.
재가된 비준안 중 평양공동선언은 관보 게재·공포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한다. 관보 게재는 수일 내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군사 분야 합의서의 경우 북측과 문본(문서)을 교환한 뒤 관보 게재·공포 절차를 밟는다. 군사합의서는 문본 교환일에 효력이 발생하는데, 교환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청와대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우선 처리한다’는 취지로 비준안을 의결한 것은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반도 비핵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김정은 위원장을 새해 1월 1일 이후 다시 만날 것으로 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법제처는 ‘판문점선언이 이미 국회 비준동의 절차를 밟고 있어 평양공동선언은 따로 국회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으며, 군사 분야 합의서에 대해서는 국회가 비준 동의권을 발동해야 할 정도로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거나 입법사항이 필요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한 바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판문점선언은 국회 비준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하면서 알맹이에 해당하는 평양선언과 군사 분야 합의서에 대해서는 비준이 필요 없다고 하는 인식 자체가 대통령이 독단과 전횡을 일삼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가 안위에 중차대한 안보적 사안에 대해 법제처가 자의적인 유권 해석을 남발해도 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국방위 한국당 간사인 백승주 의원은 “군사 분야 합의서의 경우 재정 부담이 막대한데도 법제처는 추계조차 해보지 않고 하루 만에 재정 부담이 없고 안보에 주는 영향이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판문점선언은 대통령이 직접 비준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보였던 바른미래당도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판문점선언 비준동의를 안 하고 있어 대통령이 비준을 못 하는 상황이라고 해서, 평양공동선언 등을 비준해서 가버리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김태경 기자